미·중공 접근 현실적으로 대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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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부는「닉슨」미대통령의 중공방문결정으로 조성될 「아시아」정세의 급격한 변화에 전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한국의 통일·안보에 관한 붕대한 외교적 「이니셔티브」를 취할 것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식 외무부장관은 18일 『미·중공의 접근을 예의 주시해온 정부는 그 동안 종합적인 대책을 검토해 왔는데 앞으로는 국제조류에 맞춘 현실적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해 정부가 진취적이고 전향적인 자세에서 「이니셔티브」를 취할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김용식 외무장관은 이날 청와대에서 박대통령에게 장래의 정세분석에 관한 보고를 했으며 최규하 외교담당특별보좌관과 따로 만나 대책을 협의했다.
정부는 앞으로 일련의 청와대 고위안보회의를 통해 「닉슨」중공방문이후의 「아시아」정세를 다각도로 분석, 이에 대처하는 신축성 있는 외교정책을 다듬어 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닉슨」의 중공방문으로 초래될 양국간의 해빙은 60년대의 미·소 평화공존에 이은 70년대의 미·중공 평화공존달성에 기본방향을 두고 있는 것으로 판단, 미·중공이 무력대치를 지양하고 대화의 통로를 통해 「아시아」 문제처리를 시도하게될 장래의 「아시아」정세아래서는 한국문제의 자주적인 해결의 필요성이 제고될 것이기 때문에 진취적이고 전향적인 정책추구에 주력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관련하여 다른 정부소식통은 『미·중공의 평화공존달성은 중공의 군비뒷받침에 의한 북괴의 무력남침의 위험성 감소, 미국의 한국에 대한 군사적 개입도 축소에 의한 한국전후 사태의 한국화를 결과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이러한 정세의 흐름 속에서 결국 한국문제의 해결은 한국민족에 의해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예견된다』고 전망했다.
정부가 취할 외교적 「이니셔티브」의 구체적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는데 한 외교소식통은 『60년대 미·소 평화공존하의 동·서독관계와 70년대 미·중공 해빙상황에 처한 한국문제에 유사성이 많다』고 전제하고 『서독이 경제적 발전을 통한 국력의 우세를 확보하는 한편 동·서독간의 교류학대를 추진하고 동방정책의 추구로 국제정치상의 우위를 견지해 가고있는 현실은 한국문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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