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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담그는 계절의 맛-과실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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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살구·복숭아·자두·산딸기 등 술을 담글 수 있는 과일들이 많이 나와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술 담그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이런 과일 술은 소주를 사다가 과일을 넣어 독특한 풍미를 내는 것이므로 담그기도 쉬울 뿐 아니라 여러 가지 섬세한 맛을 내는 기쁨에 뒤따른다.
철 따라 각종 과일과 열매·잎과 꽃을 따다가 술을 담가서 병마다 담아놓으면 술을 좋아하는 남편을 비롯한 온 가족, 그리고 손님들에게 「즐거운 주도」를 알러주게 된다.
이런 술들은 보통 스트레이트로 마시지만 물과 얼음을 타서 연하게 마시는 법, 탄산수·맥주·콜라를 섞어 마시는 법, 여러 가지를 칵데일하는 법 등 다른 방법으로 마시면 더욱 즐겁다. 과일 술이나 초근목피 주는 잘 섞이므로 「세이커」를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요즘처럼 눅눅한 날씨에는 과일 술을 뜨겁게 해서 레먼을 한 두 조각 띄우면 온몸이 풀리는 좋은 음료가 된다.
장마철에는 과일을 싸게 살 수 있지만 싸다고 해서 상한 것을 사면 맛좋은 술을 담글 수 없다. 싱싱한 것을 골라서 사도록 한다.
요즘 과일에는 농약이 묻어있기 쉬운데 이런 독성은 술에 들어가도 그대로 남아있게 된다고 한다. 그러므로 세제를 써서 깨끗하게 씻고 씻은 후엔 소쿠리에 건져 하룻밤쯤 재워 물기가 완전히 가시게 한다.
용기는 작은 항아리나 병을 세용하고 담근 날과 설탕가미정도를 메모해 둔다.
보관하는 장소는 지하실에나 창고 등 온도차가 적은 서늘한 곳에 좋다. 빨리 먹기 위해서는 섭씨 15도쯤의 고온에 두어도 좋지만 태양광선을 직접 쬐게 하면 변색될 염려가 있고 신맛이 나게 된다.
소주에서 재료를 건져내는 시기는 종류에 따라 다른데 대체로 무른 과일은 변질될 염려가 있으므로 빨리 거르는 게 좋다.
과일이외에 나무 뿌리나 찔레·아카시아·목련 등의 꽃으로도 술을 담글 수 있는데 목근은 가을에 담그면 좋고 꽃은 만개 전에 약간 핀 것을 따서 담근다.

<살구 술>
살구 술은 잘 익은 것은 향기와 좀 덜 익은 것은 신맛. 쓴맛이 어울려 독특한 맛을 내므로 재료를 살 때 두 가지를 적당히 섞어서 산다. 살구씨에는 특유한 향기뿐 아니라 「에멜신」 「아미그달린」 등의 요소가 들어 있어 기침과 해수에 좋은 약이 된다고 한다.
재료는 살구 5백∼6백g, 설탕 3백∼4백g을 1·8ℓ의 소주에 섞는다. 보통 한달 반이면 익는데 제 맛을 내려면 석 달쯤 걸린다. 빛깔은 노란색을 띤다.

<복숭아 술>
복숭아는 알이 굵으므로 주둥이가 넓은 병에 복숭아를 3, 4등분해서 담고 설탕을 뿌려 10시간쯤 둔 후에 소주를 붓는다. 분량은 복숭아 1kg에 설탕 3백50g, 소주1·8ℓ가 적당하다. 40일쯤 지나면 연분홍색으로 익는데 얼음을 넣어 시원하게 마신다.

<자두 술>
자두1kg에 3백50g의 설탕을 뿌려 하루 재운 후 소주를 붓는다. 50일쯤 지나면 분홍색으로 익는다. 얼음을 곁들이거나 칵테일을 만들어 먹는다.

<산딸기 술>
철이 지난 듯 하지만 산 근처나 시골에서는 아직도 좋은 산딸기를 구할 수 있다. 분량은 산딸기 7백∼9백g에 설탕 2백∼3백g, 소주는1·8ℓ로 한다.
딸기는 미리 모시로 자루를 만들어 담고 술에 넣어두면 딸기가 흩어져 술이 탁해지지 않는다. 한 달이면 익는데 그때 주머니만 건져내면 거를 필요가 없다. <송관호(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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