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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모, 결승도 못 가고 탈락 이변의 연속 '히든싱어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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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26일 방송된 ‘히든싱어’ 조성모 편의 우승은 임성현(오른쪽)씨에게 돌아갔다. 2라운드에서 탈락한 가수 조성모는 “나의 숨소리마저 연구해 나를 이긴 팬들이 오히려 뿌듯하다”고 말했다. [사진 JTBC]

26일 방송된 JTBC ‘히든싱어’ 조성모 편에서 원조가수가 2라운드에서 탈락하는 대이변이 일어났다. 100인의 청중평가단 중 무려 81명이 조성모를 가짜로 꼽았다.

우승자는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 임성현(23)씨였다. 일 주일 전 시즌2 첫방송인 신승훈 편에서 팝페라 가수 장진호(31)씨가 우승한 데 이어, 모창자의 2주 연속 우승이다. 게다가 이번 방송에서는 원조가수가 총 4라운드까지 진행되는 대결 도중에 탈락해 시청자를 더욱 놀라게 했다. 시청률은 평균 5.4%(닐슨코리아 전국)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분당 최고 시청률은 6.3%까지 치솟았다.

 이례적인 결과에 방송 현장 역시 초토화됐다. “탈락자는 조성모”라는 MC 전현무의 발표에 방청객, 연예인 패널 모두 비명을 지르며 일어섰다.

4명의 모창자와 나란히 서 있던 조성모도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그는 마이크를 내려놓고 “진짜? 장난하지 말고…”라며 MC에게 재차 물었다.

네티즌의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방송 후 포털 사이트 검색어 1위에 ‘조성모’가 올랐다. “진짜 조성모 찾기 너무 힘들었다” “뭔가 허무하고 슬프다”는 반응이었다.

 왜 이런 이변이 일어나는 걸까. 제작진은 원조 가수가 잇단 고배를 마시는 이유로 ‘음색변화’를 꼽았다. 가수들이 20대 초·중반에 불렀던 곡들이 대결곡으로 선정되는 경우가 많았다. 조성모를 2라운드에서 떨어뜨린 곡은 그의 데뷔곡 ‘투 헤븐(1998년)’. 신승훈을 마지막 라운드에서 떨어뜨린 곡도 2집의 ‘보이지 않는 사랑(91년)’이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가수는 나이 들고, 목소리·창법도 달라졌다.

 하지만 ‘처음 발표했던 원곡에 충실한 노래 부르기’라는 방송 원칙이 가수들의 헛점을 파고들면서 대결에 흥미를 더하고 있다.

모창자들은 원곡을 기준으로 10여명의 보컬 트레이너와 함께 3주간의 트레이닝을 거친다. 젊었을 때 가수들의 목소리를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목표다. 이렇다 보니 “우승자가 내 20대의 목소리를 갖고 있다. 초심을 잃었던 것 같다(신승훈)” “신인일 때 목에서 소리를 내다보니 음정이 불안했고 그간 많이 연습해 발전했고 변했다. 나는 나대로 부른거다(조성모)”라는 원조가수의 변명 아닌 변명이 나온다. 조승욱 PD는 “두 가수 모두 최근 TV 시청자 앞에 선 적이 없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팬의 경우 콘서트도 자주 가면서 가수들의 목소리 변천사를 알겠지만, 대중들은 원곡 속 옛 목소리를 더 기억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즌2에 접어들면서 모창자의 실력도 대폭 향상됐다. 조 PD는 “조성모 편 예선에 역대 최다 모창자가 몰렸고, 상당수가 처음부터 내가 더 조성모 같다며 자신했었다”고 전했다.

보컬 트레이닝을 담당하고 있는 보이스펙트 조홍경 원장은 “원조가수를 긴장시킬 노하우를 시즌1을 통해 쌓았다. 시즌2에서는 원곡뿐 아니라 가수들의 라이브 동영상까지 참고해서 애드립, 엇박자 등까지 모두 훈련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수가 자신이 진짜임을 알리기 위해 간혹 구사했던 ‘꼼수’가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히든싱어’는 가수와 5명의 모창자가 블라인드 노래 대결을 펼친다. 돌아가면서 한소절씩 부르다 보니, 진짜 가수를 찾는 게 더 어렵다. 조 원장은 “마지막 라운드인 4라운드보다, 2·3라운드가 오히려 어렵다. 2·3라운드를 거치면서 모창자들의 얼굴·목소리를 차츰 공개하다보니 청중단이 4라운드쯤 되면 각자의 목소리를 구별해 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서 제작진은 조성모 편 때처럼 원조가수가 도중 탈락하더라도, 마지막 라운드까지 모창자와 함께 대결하는 걸로 시나리오를 준비했다.

 다음 방송(다음달 2일 밤 11시)의 주인공은 김범수다. 과연 대이변은 계속될까. 조PD는 “예측한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히든싱어’는 100% 리얼이고, 우리는 현장에서 벌어지는 대로 꾸려간다”고 말했다.

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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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 "원조가수들 음색 변해"
11월 2일 11시 김범수편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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