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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권총강도 대구서 살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부산 한독약국 권총강도사건의 주범으로 경찰의 추격을 받아오던 박원식(36)이 사건 후 11일만인 11일 상오 5시20분 부산한독약국 주인 김근상씨의 자형집인 대구시 서구 비산동4구296 진기춘씨(36)집에 또 권총을 들고 나타나 권총2발을 쏘아 진씨의 부인 김도금 여인(42)을 죽이고 달아났다. 치안국은 전국에 비상망을 펴고 범인이 계속 숨어있을 것으로 보이는 대구에 수색망을 압축했다. 치안국 당국은 12일 『박은 더 이상 범행을 못하며, 이날 중에 검거될 것으로 본다』고 밝혀 박의 검거가 시간 문제임을 비쳤다.
【대구】부산한독약국 권총강도사건의 주범 박원식은 11일 상오 5시쯤 진기춘씨 부부가 잠자는 2층집 아래층 안방 문 앞에 나타나 문을 열라고 위협했다. 이때 박인 것을 알아차린 진씨와 부인 김여인이 문을 열어주지 않고 안에서 문을 밀고 있었다. 진씨가 경찰에 연락하기 위해 방문 맞은편에 있는 부엌문을 밀고 나간 사이 박이 밖에서 문을 향해 권총2발을 발사, 그중 한발이 김 여인의 가슴을 관통한 것이다.
진씨에 의하면 이날 상오 5시쯤 2층 계단에 인기척이나 『누구냐』고 물었더니 『나다』하고 대답하는 목소리가 박인 것으로 단번에 알아내 계단과 방으로 통하는 문을 닫고 안으로 못들어오게 하고 있다가 부인 김 여인에게만 문을 계속 밀게 했다. 진씨는 경찰에 신고하기 위해, 부엌문을 열고 나간 사이 가벼운 총소리 2발을 듣고 그 길로 8백m쯤 떨어진 비산동파출소로 달려가 신고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범인 박이 진씨집 동쪽 높이 2m의 담을 뛰어넘어 2층「베란다」에 있는 창문을 열고 계단을 통해 아래층으로 내려갔다는 것과 방과 계단사이에 있는 합판으로 된 문의 손잡이 위쪽에서 총알이 나간 구멍 2개를 발견, 범인이 문밖인 계단에서 그대로 총을 쏜 것으로 밝혀냈다.
경찰은 또 범인이 쏜 권총소리를 안에서 잠자던 다른 식구들이나 이웃사람들이 전혀 듣지 못한 점으로 미뤄 범인은 권총에 방음장치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신고에 접한 경찰은 사고발생 즉시 범인이 달아날 시외「버스」주차장·고속「버스」 터미널·동대구·대구역에 비상망을 펴는 한편 평리동 야산일대와 대덕산 일대의 절·암자 등을 수색하고 여관·여인숙·사창가 등 범인이 숨어있을 만한 곳을 수색하는 한편 가두검색을 벌이고있다.
경찰은 또 범인이 범행 직후에 대구시내를 빠져나갔을 경우에 대비, 대구외곽지구의 군·읍으로 통하는 모든 차량의 검문을 하고있다.
경찰은 범인 박이 부산에서 범행하기 전에 진씨집을 두 번이나 다녀갔고 부산에서 범행할 때 한독약국주인 김씨에게 『대구에 있는 너의 자형 때문에 내가 망했다』『진씨 가족을 몰살하겠다』는 말을 했다는 점으로 보아 범인 박이 진씨 가족에 원한을 품고 있었다는 것으로 단정, 진씨 가족의 신병을 보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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