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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판정 논란 속 유희관, 4회 갑자기 교체된 이유는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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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일간스포츠]

코칭스태프의 어이없는 실책이 선발 투수를 마운드에서 내리게 만들었다.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선발 등판한 유희관(26)이 벤치의 실수로 3⅔이닝 만에 조기강판됐다.

삼성은 4회초 1-0으로 앞선 1사 만루에서 이지영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추가했다. 김진욱 두산 감독과 황병일 수석코치는 최재훈의 블로킹으로 최형우가 홈플레이트를 터치하지 못했다고 항의했다. 그런데 어필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두산 코칭스태프가 더그아웃으로 돌아간 후, 심판진은 두산 벤치에 투수 교체를 지시했다. 두산 벤치는 황당했지만 유희관을 변진수로 바꿔야만 했다. 왜 그랬을까? 한 이닝에 코칭스태프가 2번 마운드에 오를 경우, 투수를 바꿔야 하는 규정 때문이었다.

상황을 되돌려보자. 3회까지 무실점한 유희관은 4회 선두타자 박석민에게 2루타를 맞았다. 이때 정명원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유희관을 다독였다. 이후 최형우의 안타와 이승엽의 볼넷이 나오면서 주자는 만루가 됐고, 박한이의 땅볼 타구 때 손시헌의 실책이 나와 선제점을 줬다. 그리고 이지영의 희생플라이가 나오면서 김 감독과 황 코치가 심판에게 항의를 하기 위해 나광남 주심에게 향했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두산의 어필이 끝나갈 즈음, 강성우 배터리코치가 포수 최재훈을 따로 불러서 지시를 내린 게 화근이었다. 조종규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장은 "강 코치가 말한 내용을 최재훈이 유희관에게 전달했기 때문에 이것도 마운드로 간 것으로 간주한다. 최재훈이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면 관계없지만 유희관에게 말을 했기 때문에 횟수로 셀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조 위원장은 "삼성에서 어필을 한 것은 아니다. 1루심과 본부석 기록실 쪽에서 강 코치의 움직임을 확인했기 때문에 '최재훈이 유희관에게 메시지를 전달했느냐' 여부를 확인했다. 정명원 코치가 이미 앞서 마운드에 올랐기 때문에 2번째가 됐고, 그래서 교체를 해야한다는 해석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야구 규칙 8.06에 따르면 감독이나 코치가 같은 회에 같은 투수에 두 번째 가게 되면 그 투수는 자동적으로 경기에서 물러나야 한다. 원주에는 '감독이나 코치가 포수나 야수에게 간 다음 그 야수가 바로 투수에게 가거나, 투수가 그 야수에게 가면 감독이나 코치가 마운드가 간 것으로 간주한다'는 내용도 있다. 두산은 다시 수분간 이 부분에 대해 항의를 했으나 결국 받아들였다. 그리하여 힘이 남아있는 유희관을 내리고 변진수를 마운드에 올릴 수 밖에 없었다. 3차전 두산의 흐름은 이상한 곳에서 엉켰다.

잠실=김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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