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농촌 여성

서울에서 며칠 머무르는 동안에 나는 우리 한국 여성과 「이스라엘」여성들을 비교하는 말을 여러 번 들었다. 「이스라엘」여성은 남자들 못지 않게 무거운 총을 들고 국토를 지키기에 여념이 없는데 우리 나라 여성들의 눈은 사치와 유행을 찾기에 바쁘고 손은 너무 한가한 상태라는 평이다.
나는 이러한 말을 들을 때마다 『당신은 우리 농촌 여성들의 생활 상태를 알고 하는 소리요, 모르고 하는 소리요?』하고 즉석에서 따지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외국 여성들의 생활 상태를 자세히는 모르는 나지만, 우리 나라 농촌 여성들만큼 검소하고 부지런하고 열심히 일하는 여성도 드물지 않을까 생각한다.
날새기가 바쁘게 아침 식사를 하고 삼복 더위 뜨거운 햇볕 아래서 단 한 포기의 농작물이라도 더 잘 가꾸기 위하여 안간힘을 쓰다보면 어느새 해가 저물고….
그제서야 땀을 씻으며 깜빡이는 호롱불 밑에서 허둥지둥 저녁 식사를 마치기 바쁘게 또 내일의 일을 위하여 정신없이 단잠에 빠지는 우리 한국의 농촌 여성들….
허름한 「크림」한 병 사놓고 그나마도 바를 새가 없어 그대로 두었다 보면 변질되기 일쑤요, 손톱의 매력 따윈 아예 생각도 할 수 없이 날마다 호미 끝에서 닳아 없어지고 마는 게 우리 한국의 농촌 여성들이 아닌가 말이다.
물론 도시의 아가씨들 중에는 멋과 유행에만 열중하는 젊은 여성도 눈에 띄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역시 우리 한국은 아직도 농사 위주의 농업국인 만큼 한국 여성을, 한마디로 평하고 싶은 자는 농촌 여성들의 생활상을 보고 말해야 할 것이다. 어떤 의미로 우리 한국 여성이야말로 어느 나라 여성보다 생활에 적극적이며 검소하고 근면한 여성이라는 평론이 나와야 마땅할 줄 안다.
한인자 <충북 중원군 이류면 거리실 5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