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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현실로 … 대기업들 초라한 3분기 성적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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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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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어닝(실적 발표) 시즌이 시작됐지만 LG전자·포스코·대한항공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전반적으로 초라한 성적표를 공개했다. 2분기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삼성전자를 빼곤 대다수 기업의 수익성이 뒷걸음치는 형국이다.

 향후 전망도 불길하다. 무엇보다 연중 최저치로 떨어진 원-달러 환율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수출이 주력인 대다수 기업들의 발목을 잡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올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분기에 비해 모두 하락했다. LG전자는 24일 3분기 매출이 13조 8922억원, 영업이익은 217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매출은 5%, 영업이익은 27% 늘어났지만 직전 분기(2분기)와 비교해선 각각 8.8%, 54.6% 줄어든 수치다. 이는 당초 증권업계에서 내다본 예상치(매출 14조5000억원, 영업이익 2600억원)에 못 미친 수준이다.

 특히 LG전자는 삼성·애플 등 경쟁사들이 여전히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모바일 부문에서도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됐다. 휴대전화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부문은 3분기에 영업적자 797억원을 기록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대표 모델인 G2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굳히려다 보니 마케팅 비용이 늘었고 제조사들 간의 가격 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수익성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TV를 주력으로 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부는 매출액 5조70억원, 영업이익 1244억원을 기록했다. 이 역시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의 TV 수요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면서 지난 분기 대비 5%,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7% 떨어졌다.

 포스코도 4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이 1조원을 밑돌아 ‘1조 클럽’ 재진입에 실패했다. 포스코는 24일 연결재무제표 기준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5조1502억원, 6328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3.7%, 영업이익은 37.6% 줄어든 것이다. 포스코 측은 “3분기가 계절적 비수기인 데다 수요 부진과 판매가격 하락, 원료가 상승, 전력 수급 초비상에 따른 감산정책 등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2분기보다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3분기 조강 생산량은 892만5000t으로 직전 분기보다 0.9% 늘었으며, 제품 판매의 경우 1.7% 감소한 827만1000t으로 집계됐다.

 대한항공도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했다. 특히 3분기에 대목인 여름휴가와 추석연휴가 끼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적 부진이 심상치 않다. 화물은 물론 여객 부분도 동시에 부진했다.

 특히 이 기간 영업이익(1601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이상 하락했다. 매출액(3조1833억원)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4% 감소했다. 여객 부문의 경우 한국발 수송은 5% 증가했지만, 일본 노선 수요가 줄면서 해외발 수송이 6% 감소해 전체 수송량이 2% 줄었다. 화물 부문도 세계 경기 회복 지연, 국내 생산기지의 해외 이전 등의 영향으로 한국발 수송량과 환적 수송량이 각각 9%와 3% 감소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4분기에는 글로벌 경기 회복과 함께 A380 등 차세대 항공기 추가 투입, 신규 운항·증편 등을 통해 실적이 전환될 전망”이라며 “화물 부문에서도 IT 신제품 출시와 미국·유럽의 경기회복에 따른 완만한 성장세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OCI와 S-OIL도 우울한 실적보고서를 발표했다. OCI는 지난 23일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7282억원, 영업손실 570억원, 당기순손실 635억원의 경영실적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매출은 3.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됐다. S-OIL은 24일 공시를 통해 3분기 잠정영업이익(252억1000만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5.1% 감소했다고 밝혔다.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8조1257억원, 20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4%, 55.5% 줄었다. 회사 측은 “정제마진 감소와 원화 환율 하락이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김영민 ·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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