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교문을 열자|이해원<공 화·제천-단양>신상우<신민·양산-동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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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닫혀진 학교의 문은 무조건 즉시 열려야 한다』-.
둘 다 초선인 대학 교수 출신의 이해원씨(공화) 와 일선 기자를 지낸 신상우씨(신민) 의 학원 정상화 처방은 일치했다. 초면인 두 당선자가 만난 곳은 5월28일부터 휴업 영으로 교문이 닫힌 서울대 문리대 교정. 몇 명의 여고생이 화구를 들고 다닐 뿐 교정은 조용하고 한가롭다.
교수의 강의 소리 대신 새소리만이 들리는 교정 벤치에서 두 사람은 학생의 사회 참여 문제로부터 얘기를 시작했다.
이=「학생과 사회」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바로 학생과 사회를 구분하는 뜻이 내포되어 있는 것입니다. 학생의 사회 참여는 과거의 독립 운동처럼 구국 운동일 때로 국한되어야 합니다.
신=나는 꼭 그렇게 제한해서 보고 싶지 않습니다. 한, 두 시간 수업을 못하더라도 정치 방향이나 사회현상이 잘못 되었을 때 학생들은 그것을 지적해야 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학생들만큼 문제 의식이 강한 계층이 어디 있습니까.
이=학생들의 사회 참여 의욕은 고등학교 학생들이 숨어서 담배 피우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지나고 나면 후회합니다.
신=학생들의 주장이 지나칠 때도 있지만 당연한 것이 많지 않습니까?
이=우리 나라에서는「스튜던트·파워」를 착각하는 것 같아요. 그것은 가능성을 지닐 뿐이지「힘」이 아닌 것입니다. 학원에는 학생과 교수·학문 등 세 구성 요소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 유독 학생만 보호되고 존중되어야 한다는 논리는 납득할 수 없습니다.
신=오늘의 학원 문제는 무엇보다도 학생과 교수간의 불신풍조에서 비롯된 것으로 봅니다. 참다운 사제지도가 아쉽습니다(화제가 학원의 이상 궤도에 대한 진단과 처방으로 옮아갔다. 이씨는 선거 직전까지 성균관대학교에서 학생들을 지도했던 입장에서 신씨는 자유당 말기 고려대 재학 중에 조기 선거를 반대하는 운동에 앞장섰던 경험에서 문제를 풀어 나가는 듯 했다).
이=학원의 불신풍조는 잘못 본 것 같습니다. 내가 학교에 있는 동안 학생들의 교수 불신은 발견한 일이 없습니다.
다만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친절히 요구에 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것이 불신 요인이랄 수는 없지요.
신=내가 지적한 것은 학문을 떠나서 학생 운동에 대한 물리적 억압을 말한 것입니다.
교수들이 정부 방침에만 좇아 선량한 학생들을 징계하지 않았습니까.
이=사회 질서가 위해 상태에 놓일 때에는 적절한 브레이크가 걸려져야 합니다. 4년에 단 한번 있는 총 선에 지장이 없도록 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겠지오. 국민전체의 주권이 더 중요하니까.
신=그렇다면 선거가 끝났으니까 모든 것이 정상화되어야 하지 않습니까. 징계학생도 구제하고 닫혀진 문도 활짝 열고….
이=그 점엔 동감입니다. 8대 국회부터는 여야가 힘을 모아 학원이 올바른 궤도를 달리도록 협력합시다. <조남조 기자><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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