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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점을 인정하면 매력이 되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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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점’이란 말은 부정의 의미가 짙다. 하지만 최근에는 결점을 드러내는 데 주저하지 않는 기업이 늘고 있다. 소비자의 정서적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업이 먼저 제품의 결점을 인정하고 드러내자 소비자는 ‘정직한 기업’이라고 인식하기 시작했다.

◆착한 기업, 정직한 기업 증가=마케팅 분석가들은 이런 현상을 플로섬 마케팅(Flawsome Marketing)이라 한다. 착한 기업, 정직한 기업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기업은 플로섬 마케팅을 전략적으로 추구한다는 분석이다. LG경영연구원 김나경 선임연구원은 "기업이 고객 응대 과정에서의 실수나 부정적인 제품평가를 정직하게 인정할 때 오히려 소비자에게 신뢰를 얻는다”는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결점을 인정하는 기업의 인간적인 모습에 소비자의 마음이 열린다는 이야기다.

플로섬 마케팅 분석가들은 “플로섬 마케팅이 활발한 데에는 시장 환경, 소비자 요구의 변화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정부·미디어·기업의 정보를 사람들이 신뢰하지 않는다는 문제다. 즉 사건·사고에 대한 해명보다 SNS에서 퍼지는 정보를 믿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PR기업 에델만의 ‘신뢰도 지표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NGO를 제외한 미디어·정부·기업 신뢰도가 2011년 대비 모두 하락했다. 특히 기업 신뢰도는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결점·기능 실패 등과 같은 문제점이 소비자에게 알려지고 퍼지는 시간이 단축된 점도 큰 요인이다. 트위터와 SNS, 온라인으로 정보전달이 보다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퍼지는 성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믿을 수 없는 사회, 정보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소비자들은 반작용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플로섬 마케팅은 이 같은 소비자의 적대심을 줄이는 하나의 대안으로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더 나아가 기업들은 소비자와의 소통으로 신뢰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 분석가들은 “소비자는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고 기업이 이에 대한 긍정적인 변화를 줄 때 기업과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한편 결점을 인정하는 것은 정직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을 수 있지만 제품 구매로 이어지기는 힘들다고 분석가들은 말한다. 소비자에게 다가서기 위해선 기업 본연의 역할인 제품의 우수한 품질과 가격 경쟁력이 우선해야 할 사항이라고 전했다.

◆소비자와 소통하는 창조적 기업=‘2013 소비자의 선택’ 대상도 정직한 제품을 만들고 정도경영을 하는 기업에 돌아갔다는 반응이다. LG전자의 정도경영은 경영이념인 ‘고객을 위한 가치 창조’ ‘인간존중의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고객중심의 정도경영을 실천하며 소비자의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중앙일보 조인스닷컴이 주최하고 중앙일보·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하는 ‘소비자의 선택’은 소비자가 브랜드를 직접 평가한다. 한국리서치가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서 8월 5일부터 23일까지 후보 브랜드 기초조사를 진행했다. 소비자 조사는 9월 23일부터 10월 8일까지 실시했으며 열린경영연구원이 분석을 담당했다. 조사 결과 총 37개 브랜드·제품이 수상의 영예를 얻었다.

조사 내용은 부문·업종별로 소비재, 내구재, 서비스, 공공·행정서비스, 기타 공공단체, 지자체 등으로 나뉜다. 또 소비자 인지도 및 선호도, 브랜드 충성도, 브랜드 차별화 및 독창성과 함께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과 피드백에 대한 소비자의 직접 평가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열린경영연구원 이은선 팀장은 “수상 기업은 브랜드 이미지 확보와 신뢰도 향상으로 경쟁력 강화, 수익 증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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