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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엄마, 그게 아니에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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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자녀를 둔 독자의 전화를 받았다.

아이의 숙제를 돌봐주면서 '하나예요, 둘이에요'라고 쓰기에 "'하나예요'라 했으면 '둘이예요'로 써야지."했다가 "선생님은 '둘이에요'로 가르쳐 주셨는데…."하는 아이의 말에 아주 곤혹스러웠다는 하소연이었다.

이럴 땐 문법적 설명보다 실제 쓰이는 예를 들어보는 게 낫다.

(예1) 하나예요. 저예요. 나비예요.

(예2) 둘이에요. 당신이에요. 꽃이에요.

눈치 빠른 독자는 벌써 알아챘겠지만 '-예요'는 받침이 없는 체언 뒤에 쓰이고 '-이에요'는 받침 있는 체언 뒤에 쓰인다. '이예요'란 표기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 …

"저기, 한 가지만 더요, 그럼 '아니예요'는 '아니'가 받침이 없으니까 '-예요'가 붙어 '아니예요'가 되는 거죠?"

예리한 질문이다. 답변이 쉽지 않을 듯. 어쨌거나 정답은 '아니에요'.

위에서 설명했던 것과는 경우가 다르다. '둘이에요(둘+이+에요)'는 체언(둘)에 서술격조사 (이)와 어미(에요)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아니에요'는 형용사 '아니다'의 어간 '아니'에 어미'-에요'가 붙는 경우다.

그날, 전화는 마냥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김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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