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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야구선수 한동화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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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웬만한 야구「팬」이라면 내야「스탠드」 앞쪽에서 열성적인 응원을 보내는 여성을 발견하게 된다. 그는 때로는 양「팀」을 모두 응원하기도 하고, 모든 선수의 이름을 부르며 성원을 보내기 때문에 처음에는 누구를 응원하고 있는지 분간하기 힘들지만 그가 바로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있는 한동화 선수(제일은행 「팀」 2루수)의 어머니 전옥순 여사다.
자타가 공인하듯 전 여사의 놀라운 열성은 아들을 성공시킨 원동력이었다. 한 선수가 야구를 시작한 청량종합고등학교 시절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아들의 연습과 시합 그리고 가정생활의 세세한 부분까지 사랑의 감시와 충고와 보살핌을 게을리 하지 않았던 전 여사는『나를 믿고 끝까지 절대적인 순종으로 노력해준 「이 사람」에게 오히려 감사한다』며 아들의 꾸준한 인내와 노력을 칭찬한다.
「꼬마 선수」별명이 붙었던 아들을 대형 선수로 기르기 위해서는 남다른 정성이 필요했다. 한 선수가 운동을 시작한 청량종합고등학교 시절에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좁은 마당에서 닭을 길러 뒷바라지를 해야만 했다고 회상하는 전 여사는 『다른 선수와 달리 여름철에도 체중이 줄지 않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그때 1년에 1백마리 이상의 닭을 먹은 덕분』이라고 믿고있다.
한 선수가 일류 선수의 대열에 끼게 된 것은 실업「팀」에 들어온 후였다. 『고교시절엔 결코 일류선수가 못 되었다』고 자인하는 한 선수는 어머니의 격려에 힘입어 일류선수로 도약하기 위한 2년간의 「하드·트레이닝」을 시작했었다.
「팀」에서 공동으로 훈련하는 것 이외에 새벽과 저녁식사 후 남모르는 훈련에 열중했던 한 선수는 어머니와 힘을 합친 2년의 노력 끝에 한국에서 가장 주력이 빠르고 타격과 수비가 정확한 선수로 탈바꿈할 수 있었다.
69년 4차 「리그」가 모두 끝난 뒤 한 선수는 최우수선수상을 비롯, 도루상·타격상·최다수출루 2위상을 수상하는 놀라운 발전을 보였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공을 정확히 볼 수 없다는 염려로 영화나 「텔리비젼」 시청을 금지시키고 대신 눈에 좋다는 간유를 먹으라고 권했습니다. 키가 더 커지라고 잘 때도 제몸을 쭉 펴놓곤 하셨고 항상 규칙적이고 절제 있는 생활을 몸에 익히도록 함께 노력해 주셨어요.』
기독교 신자인 전 여사와 어머니의 정직하고 책임 있는 생활태도를 물려받은 한동화 선수는 「야구」를 위해 완전히 함께 생활하고 생각하는 「일체」라는 인상을 느끼게 한다 [정영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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