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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 거듭하는 중학 평준화 무시험제 3년간의 문제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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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중학 입시의 추첨 제도는 실시 3년째에 접어들면서 여러 가지 부작용과 함께 심각한 반성의 단계에 부딪쳤다. 고르지 못한 학생들의 능력은 무엇보다도 정상적인 중학교육에 암영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 내용의 평준화와 충실을 기하기 위해서는 소위 저능아와 우수아를 함께 포용할 수 있는 새로운 교육 방법이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소위 저능아에 속하여 우열반의 시비를 빚고 있는 학생은 전체의 5%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한국 행동과학 연구소는 근래의 우열반 편성이 『중학생과 그 학부모들에게 끼치는 심리적 타격은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학력 증진의 소득보다 더 크다』는 전제로 우열반 편성 없이 부진아의 학습 기능을 개발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동 연구「팀」은 1차로 5윌3일∼8월말 일까지 영등포 중·성일 중·도림 여중·창덕 여중·서울 여중 등 서울시내 5개 중학 1학년 학생 3백25명을 학습 부진아로 선정하고 이들을 정상 수업을 받을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이 연구 「팀」이 학습 부진아를 선정한 기준은 ①지능지수가 극히 낮은 학생(70∼80 정도) ②학력검사 결과 점수가 극히 낮은 학생 ③교사가 정상 수업을 시킬 수 없다고 평정한 학생 등으로 서울시 교위 추산에 의하면 이런 학생은 서울시내 중학 1학년에만도 7천여 명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방학을 이용하여 서울대 사대부중에서 1일 4∼5시간 지도한 예비 연구에서 동 연구소는 지능과 학력, 성취 동기와 독서력, 자아개념과 태도 등을 현저히 향상시켰다. 종래 학습 부진아를 저능아라는 말과 같이 써왔으나 저 지능이 반드시 학습 부진의 원인은 아니라고 동 연구「팀」은 밝히고있다. 지능이 낮은 학생도 효과적인 학습 행동을 습득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정상 수업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 행동과학연구소의 학습기능 개발 연구는 『학습 부진아에게 저능아 또는 특별아 라는 이름을 붙임으로써 어린 학생들에게 지우기 어려운 낙인을 찍느니 보다 그들의 학습기능을 개발시켜줌으로써 그들이 정상 수업을 받을 수 있는 길을 모색하자』는 입장에 서고 있다.
학급당 5명 정도로 예상되는 이들 학습 부진아를 정규수업이 끝난 뒤 1시간씩 지도하면서 교사들과도 협조하기 위해 해당 학교 교사들에게 22일∼28일 오리엔테이션도 실시하고 있다.
동 연구소의 학습기능 개발 과정에는 5가지의 「프로그램」이 포함되어 있다. 첫째 성취 욕구를 고취시키기 위한 성취 동기 「프로그램」, 둘째는 특히 부족한 교과의 실력을 보완하기 위한 교과 교정 「프로그램」, 셋째는 언어 및 독서 훈련 「프로그램」, 넷째 생활지도 「프로그램」, 다섯째 문화 실조를 보완하는 「프로그램」등이다.
중학교육의 내용적 평준화를 위해 서울시 교위가 지원하는 이 연구는 그 결과에 따라 전국적 규모로 일반화할 예정이다.
단계별로 이 학습능력 개발 과정을 보면 다음과 같다.
제1단계=입학 시에 실시되는 검사를 종합하여 학교 당국에서 학습 부진아를 선정한다. ①표준화 집단 지능검사 ②표준화 학력검사 ③교사의 평정을 기준으로 선발.
제2단계=①학습기능 개발 과정의 하위 「프로그램」(지적 기능-언어생활·수의 세계, 지적 경험-문화 경험·IQ 작전, 「카운슬링」-성취동기·집단 활동) ②형식 진단평가(한 과제나 단원이 끝날 때마다 평가하여 수업 개선 및 개별 지도의 자료 수집) ③개별 지도(형성 진단 평가 결과로 개별적인 보충·교정지도)
제3단계=최종적인 평가 및 진단으로 이는 훈련 「프로그램」의 개선과 추후 지도를 위한 방법의 모색과 처치 자료의 수집 단계다. 이에는 특수교사·「카운슬러」·자문전문가·학교 행정가 및 학부모의 전체 회의가 뒤따른다.
제4단계=본 과정을 마친 뒤 정상 학급의 학습 과정에서 학습 부진아들의 학습기능을 계속적으로 유지 및 발전시키기 위한 지도.
이 4단계의 과정은 계속되는 순환 과정을 거쳐 전체 학생의 학력수준이 향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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