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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하이스코 냉연부문과 합병 … 연 매출 20조대 초대형 일관제철소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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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현대제철이 같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하이스코의 자동차 강판(냉연) 사업부문과 합병한다. 이에 따라 현대제철은 매출액 20조원대의 초대형 일관제철소로 한 단계 더 성장하게 됐다.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는 17일 이사회를 열고 현대하이스코의 냉연 사업부문을 떼어내 현대제철과 합병한다는 안건을 의결했다. 합병 시점은 12월 31일이다. 두 회사는 그동안 현대제철이 고로에서 쇳물을 뽑아내 열연제품을 만들면 하이스코가 이를 사들여 가공한 뒤 자동차 강판으로 만드는 체제로 운영됐다. 지난해 현대제철 매출액은 14조1464억원이었고 현대하이스코는 총 매출액이 8조4050억원, 냉연 부문 매출액이 7조746억원이었다. 이번 합병으로 매출액 21조원이 넘는 거대 일관제철소가 탄생하게 된 셈이다. 이에 따라 매출액 34조원대인 포스코와도 본격적인 경쟁이 가능하게 됐다.

 현대제철은 재무적으로도 큰 도움을 얻게 됐다. 현대제철은 그동안 고로 3기를 만들면서 11조원대의 자금을 차입해 순이자비용만 연 3000억원 정도에 이른다. 자동차 강판을 대부분 현대·기아차에 공급하는 현대하이스코는 이 때문에 매 분기 1500억원 정도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낼 전망이라 현대제철의 자금 사정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매출액이 20조원대를 넘어설 정도의 초대형 기업이 되면 금융권 차입 가능액이 커지고 차입 조건도 훨씬 좋아지게 된다”며 “이번 합병은 여러 측면에서 현대제철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사위인 신성재 현대하이스코 사장은 사업 분야가 강관 제조 및 판매, 철강 가공, 자동차부품 개발 등으로 재편되는 새 현대하이스코의 사장직을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번 합병으로 ‘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현대제철’의 새로운 순환출자 구조가 형성된 것은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합병이 완료되면 현대차가 보유 중인 현대하이스코 지분 29.4%가 현대제철 지분으로 전환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현재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이 보유 중인 현대모비스 지분(5.66%)을 정몽구 그룹 회장 등에게 매각하거나 정 회장이 보유 중인 현대제철(12.5%) 및 현대하이스코 지분(10%)과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순환출자 고리를 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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