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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출판계에 여류 작가「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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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대체적으로 불황이 계속되고 있는 구미 출판계에서도 한국 출판계와 마찬가지로 몇몇 여류 작가들의 소설이 압도적으로 출판계를 석권하고있다.
지난 겨울동안 1백만 부 선을 돌파한 이들 여류 작가의 소설들은 대개가「로맨스」를 곁들인「서스펜스」물이나 전기 물.
출판계의 이러한 경향은 역사물과 전기 물이 날개 돋친 듯 팔렸던 50년대 후반기의 재현으로 풀이되고 있는데, 이들 여류 작가의 소설 가운데서도 특별히 두각을 나타내고있는 작품은「메어리·스튜어트」의 『수정동굴』,「빅토리아·홀트」의『비밀의 여인』, 그리고 「엘리자베드·구지」의 『바다에서 온 아이』등이다.
「더블데이」「포세트」등 이들의 책을 출판한 대출판사에 따르면 이러한 소설을 즐겨 읽는 독자층은 주로 10대의 소년소녀들·가정주부·여행자들, 그리고 특히 외로운 사람들이라고 하는데, 특별히 여류 작가들의 작품이 잘 읽히는 까닭은 여류 작가만이 지닐 수 있는 섬세하고 유려한 감각 때문이라고 한다. 또 여류 작가들의 거의 공통된 특징은 그들의 작품 가운데 모든 사람이 좋아할 수 있는 여인상을 부각시켜 그 여인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잡다한 인간사를 파헤치고 있다는 것.
한 예로 「빅토리아·홀트」가 쓴 『「멜린」의 부인』(역시 1백만부 돌파)은「매더」라는 한 청순한 여인을 등장시켜「코넌·트레멜린」이라는 부인 잃은 남성과의 정신적 애정을 절절하게 묘사해서 크게 인기를 끌었다.
여류 작가들의 작품이 계속「히트」하자 많은 여류 작가들이 줄을 이어 출판계에 선을 보이고 있는데, 그 가운데서「질·태터살」「제인·에이컨·호지」가 유망주로 꼽히고 있다.
여류 작가들은 작품 취재에 보통 이상의 열의를 쏟는다. 하나의 작품을 완성시키기 위해서 장기간의 장거리 여행을 하기도 한다. 「메어리·스튜어드」는 싱싱한 전원풍경을 취재하기 위해 「그리스」「오스트리아」「레바논」등지를 다녀왔다. 「필리스·위트니」도 「노르웨이」엘 다녀와서 신작을 쓰고 있는 중이다.
1백만 부 이상의「베스트·셀러」를 낸 여류 작가들의 신작을 훑어본다.
◇「메어리·스튜어드」=54세. 영국「더햄」에서 목사의 딸로 태어났다.「에밀리·브론테」의『폭풍의 언덕』에 매혹되어 작가가 됐다는 그는 『아이를 낳았으면 글을 쓸 수 없었을 것』이라고. 남편은「에딘버러」대학교의 지질학과 주임.
◇「필리스·위트니」=67세. 어린 시절을 일본과「필리핀」서 보냈다. 머리끝이 주뼛해지는 「서스펜스」물을 즐겨 쓰는데 작가가 된 것은 어머니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
◇「엘리자베드·구지」=70세. 영국에서 목사의 딸로 태어나 일평생 독신으로 지냈다. 대대적으로 「히트」한 "바다에서 온 아이" 는 그의 25번째 소설인데 『그것이 마지막 작품일 것』이라고.
◇「빅토리아·홀트」=64세. 「빅토리아·홀트」는 필명이며 본명은「엘리노·히버트」. 「로맨스」를 즐겨 다루지만「진·플레이디」라는 필명으로 역사소설도 많이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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