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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김 후보, 연설서 안보 공방|춘천·원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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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박정희 공화당 대통령 후보는 두 번째 유세를 15일 하오 춘천에서 가졌다. 김대중 신민당 후보도 이날 제천과 원주에서 유세했다. 두 후보의 유세는 안보논쟁에 촛점이 맞추어져 박 후보는 신민당의 예비군 폐지·4대국 보장론·교련문제를 강경히 비난했으며 김 후보는 그의 통일정책이 북괴 제의와 다르고 안보정책은 위험성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춘천 (인구20만) 유세에는 9천8백 평의 운동장을 청중이 5분의 4가량 메웠으며 원주 (인구19만) 유세에는 5천8백 평의「그라운드」가 3분의1 가량 찼다.

<북괴 닮은 교류론 위험|박 후보>
【춘천=이억순·윤용남 기자】박정희 공화당 후보는 15일 춘천 유세에서『북괴는 최근 신민당 대통령 후보가 제의한 남북 교류를 전면 지지하고 나섰으며, 그들의 전쟁준비와 무력통일 야욕을 은폐하기 위한 상투적인 평화 공세를 취하고 있다』고 말하고 『북괴는 4·27 선거를 그들의 남한 적화를 위한 결정적 시기로 보고 있다는 일련의 움직임을 스스로 드러내고 있음을 모든 국민들은 깨달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박 후보는 북괴 외상 허담의 소위 평화통일 제의에 대해『이것은 우리 국민의 민심을 교란해 이 땅을 혼란의 도가니로 만들어 무력 적화통일의 기회를 만들자는 흉계』라고 지적하고 『북괴는 남한 내에 이미 혁명기운이 조성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으며 현재학생 데모로 점차 선거분위기가 과열 격앙되어 가는 기미가 보일 듯 하자 그들이 노리는 본격적 시기에 달한 것으로 오판, 이러한 제안을 해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후보는 또 『젊은 학생들이 학도 훈련하기 싫다고 데모를 하면 나라의 형편을 잘 설명해서 설득해야 하는데 학생들과 장단을 맞추고 한술 더 떠 교련 폐지를 선동하고 다니고 있으니 누구를 이롭게 하자는 것인지 통탄스러운 일』이라고 야당을 비난했다.
박 후보는 4대국 보장론에도 언급, 『이는 해방 직후에 나왔던 굴욕적인 신탁 통치론이나, 60년대 초에 열강의 보장을 전제로 한 중립론과 다를 바 없는「외세 의존사상의 소산」이며,「즉흥적 기회주의자의 갈대외교」이며,「망상적인 허수아비 안보론」이다』고 통박했다.
박 후보는 야당의 예비군 폐지주장을 『장마철을 앞두고 제방을 허물어 버리자는 격" 이라고 비유하면서 "우리 나라가 적화가 된다면 자유는 어디서 찾으며, 민주주의는 누구를 위한 민주주의가 될 것이며, 학원은 누구의 학원이 될 것이냐』고 반문했다.

<교류는 야욕 버린 뒤에|김 후보
【제천·원주=허준 기자】김대중 신민당 후보는 15일『신민당의 안보정책은 민주적 내정개혁과 종합 국력의 대 북괴 압도로 야욕을 봉쇄하는 것이며 60만 국군과 한미방위체제가 기복』 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제천에 이어 하오 원주 연설에서 『나는 소련·중공 등 대륙 세력과의 무장평화와 미국·일본 등 대양 국가와의 협조관계를 추구해 나갈 것이며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완화와 전쟁 억제조치를 강구하겠다』 고 4대국전쟁 억제 보장론을 거듭 주장했다.
그는 남북 교류론에 대해서는 『남북 교류에 관한 북괴의 이번 성명은 전연 받아들일 수 없는 상투적 선전술책으로서 내가 제의한 남북 교류론과는 다르다』 고 해명하고 『나의 대 북한정책은 ①북괴가 전쟁에 의한 남북간의 문제해결을 완전히 포기하고 일체의 파괴 활동을 중지한 뒤 ②남북 간 동포애를 회복시키는 기자·서신, 체육인 교류 등 비정치적 교류를 실시할 것 ③이런 두 가지가 이루어진 연후에 정치·경제 등의 접촉을 하는 3단계 방식』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 연설 요지>
지난해 11월 북괴의 제5차 전당대회에서 김일성은 ①북한의 인민은 모두 총을 쏠 줄 알고 총을 메고 있다. ②온 북한천지가 철옹성 같은 방위시설을 쌓아 올렸다. ③중요한 산업시설은 모두 요새화 되었다. ④우리는 이제 모든 전쟁준비를 완료했다. ⑤북한은 남한 혁명의 기지이며, 남한의 모든 이용 가능한 것을 동원해서 대한민국을 전복하겠다…고 큰소리치고 있다.
이것은 대한민국에 대한 북괴의 선전포고로 보아야한다.
나는 이보다 앞서 지난해 광복절에 8·15선언을 발표했는데 김일성 일당은 악의에 찬 욕설을 되풀이하면서 우리의 제의를 전면적으로 거부했고, 현재의 대한민국 정부를 전복하고 남한에 인민정부가 수립되어야 이야기를 하겠다고 나왔다.
이것은 무력으로 적화통일 하려는 북괴의 의도에는 추호도 변함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이러한 판국에 일부 야당 사람들은 향토예비군을 없애겠다, 우리의 안전을 소련과 중공 등 4대국에 보장받겠다는 소리를 하고있다.
우리의 생명과 자유와 재산을 침략자의 총칼 앞에 내놓겠다는 이야기니, 장마철을 앞두고 제방을 허물어버리자는 격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
참으로 나라를 사랑하고 동포를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어려움을 참고 내 향토를 지키는 향토예비군을 격려하고 힘을 돋우어 주는 것이 마땅하거늘 이 향토방위를 힘겹게 생각하는 인간심리를 악용하여 이를 폐지하겠다고 해서 환심이나 사려고 드니, 이것이 민족적인 양심과 조국애를 가진 사람들이 할 소리인가.
지금 야당 사람들은 향토예비군이나 학도훈련 안 해도 국군만 있으면 문제없다고 말하고 있다.
북괴의 무장공비가 내려오면 국군이 지키면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후방을 교란해서 전방에서 국군을 빼돌려 전후방을 동시에 교란시키려는 김일성의 함정에 빠지는 결과를 가져오고 만다.
요즘 북괴의 도발은 다소 뜸한 것이 사실이다. 왜냐? 야당이 향토예비군 폐지와 국군 감축을 주장하고 있는데 만일 그들이 도발을 한다면 우리 국민들이 경각심을 높여 국방태세를 더욱 확고하게 할 것을 두려워하여 가만히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면 그들은 반드시 도발해 온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또 야당은 한국에는 전면전이 없고「게릴라」전 만이 있다고 말한다.
「게릴라」전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예비군이다.
그런데 이를 폐지하겠다고 하니 무슨 소리인가.
「게릴라」전에서 우리 향토예비군이 얼마나 큰 성과를 올렸는가를 모르는가.
우리가 향토예비군을 만들고 학생들에게, 군사 훈련을 시키며 국군의 능력을 증강시키고 있는 이유는 무력으로 북진통일을 하자는 것도 아니요, 학원을 병영화하자는 것도 아니다.
며칠 전인 지난 4월12일 북괴의 외상 허담은 북괴 최고인민회의 5차 대회에서의 보고에서 평화의 가면을 쓰고 소위 통일방안을 제의해왔다.
이 제의에 의하면 북괴는 최근 신민당 대통령 후보가 제의한 남북교류를 전면 지지하고 나섰으며, 그들의 전쟁준비와 무력통일 야욕을 은폐하기 위한 상투적인 평화공세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북괴는 그들이 노리는 3단계 폭력전술의 본격적 시기에 달한 것으로 오판하여 이러한 제안을 해오고 있는 것이다.
안보상의 시련과 경제개발의 희망이 교차하는 중차 대한 시기에 지금 야당은 정권을 내놓으라고 야단들이다. 야당에 정권을 넘겨주면 곧 일대혼란이 온다는 것을 단언한다.
한가지 예로 지금 야당은 세금 안 받고 많은 일을 해준다고 하는가 하면 일 안하고 편히 지낼 수 있는 묘안이 있는 것처럼 국민에게 사탕발림 소리를 하고 다닌다.
한마디로 오늘 하루 잘먹고 내일부터는 굶자는 식이다.
결론적으로 70년대의 시련을 극복하고 번영과 통일을 이룩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국력을 기르는 일이며, 국력 증강을 위해서는 혼란 없는 안정 속에 자주국방과 자립 경제건설을 중단 없이 추진해 나가야한다.

<김 후보 연설 요지>
나의 안보정책은 60만 국군과 한미방위체제가 기본이며 이 밖의 예비군이나 학생 교련은 하지 않겠다. 나는 4대국에 의한 전쟁 억제보장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 완화와 전쟁 억제조치를 강구하겠다. 나의 4대국에 의한 전쟁 억제보강요구는 다시는 강대국이 이 땅에서 제2의 일청 전쟁이나 일로 전쟁을 못하게 하는 것으로서 애국적 지도자라면 반론의 여지가 없는 당연한 주장인 것이다.
모든 국제정세는 이것을 정당화하고 찬성하고 있으며 「닉슨」 미국 대통령도 아시아의 평화유지는 이들 4대국의 협력에 달려있다고 말한바 있다.
이 같은 주장을 사대주의라고 하는데 대해 나는 반문하겠다.
박 대통령은 연두 회견에서 아시아 집단방위체제의 일원으로서 라면 일본이 미국을 대역하는 것도 무방하다고 했는데 일본이 미국에 대신해서 아시아의, 맹주가 되고 한일 군사동맹을 맺고 일본군이 미군대신 이 땅에 주둔하는 것을 허용하려는 것이야말로 사대주의가 아닌가.
국방정책의 기본은 군의 정치적 악용을 배제하고 엄격한 정치적 중립을 보강하며 군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일체의 정보부대를 각 지휘관에 예속시키는 것이다.
남북 교류에 관한 북괴의 이번 성명은 나의 남북 교류론과는 그 내용이 전연 다른 것으로서 신민당으로서도 북괴의 이 같은 상투적 제의를 받아들일 수 없음을 명백히 밝힌다.
통일정책에 대한 박정희 후보와 나와의 차이는 정책의 차이라기보다는 자세의 차이가 큰 것이다. 박 대통령은 통일 기피 적이며 전쟁 지향적인데 반하여 나는 통일에 대한 노력을 행동으로 취하려는 것이며 평화 지향인 것이다.
박정희 후보는 나의 대결 상대는 북괴라고 했는데 나의 대결 상대는 북괴뿐만 아니라 독재·부패 경제의 현 공화당 정부도 포함된다.
현재 미국에서는 한국에서 손을 떼라는 일부 여론이 있는데 이번에도 또 다시 부정선거가 행해지면 내년의 미국 대통령 선거전에 또 다시 대규모의 주한 미군철수가 있을 것이다. 독재와 전쟁애호라는 국제적 이미지로서는 한미 방위체제의 유지도 어렵다.
공화당은 북괴 김일성이 전면도발을 할 것처럼 떠들고 있으나 70년대에는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번 선거에서 정권이 교체되지 않으면 우리 나라는 선거도 없고 야당도 없는 영원한 총 통제가 되고 만다는 것을 여러분은 똑똑히 알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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