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서 쫓기는 일 자민당|지방 선거 전반전서 나타난 새 정치 양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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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동경=조동오 특파원】지난 11일에 실시된 일본의 통일 지방 선거 전반전의 결과는 4분의 1세기 동안 견지되어 온 보수 우위의 지방 자치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일본의 수도인 동경도에 뒤이어 일본 제2의 대도시인 대판성지사에도 사회당과 공산당이 공동으로 민 후보인 「구로따·료오이찌」(흑전료일) 씨가 접전 끝에 자민당의 현 지사를 누르고 혁신 지사로서 당선한 것이다.
이로써 작년에 개선된 경도부 지사와 경도 시장 그리고 이번에 당선된 「요고하마」 (횡빈)의 혁신 시장까지 4개 대도시에서 혁신 시장이 탄생하여 일본의 집권당인 자민당은 높은 불쾌지수를 나타내고 있다.
이번 선거를 통한 최고의 초점은 좌등 영작 일본 수상이 진두 지휘에 나선 동경도의 「미노베·료오끼찌」(미농부량길) 현지사에 대한 「하따노·아끼라」(진야장·전 경시 총감) 의 대결이었다.
「스톱·더·사또」를 구호로 들고 나온 미농부는 전례 없이 3백80만 표의 득표로 진야 후보와의 득표 차를 80만 표나 떼어놓고 유유히 당선, 자민당이 끈덕지게 바라온 수도 행정탈환의 의욕을 꺾었다.
그러나 보수 진영은 농촌지반에서 여전히 강력한 힘을 보여 18개도·도·부·현 지사 선거에서 16개소에서 모조리 압승하여 자민당은 농촌당적인 성격을 드러냈다.
도·도·부·현 선거와 병행된 현 의원과 도 의원 선거에서는 자민당이 전 의석을 견지했지만 전국적으로는 일본 공산당이 현저하게 진출, 의석이 3배로 늘어난 것은 70년대를 자민당-공산당의 대결의 시기로 목표해 온 공산당인만큼 이달 안에 실시될 통일 지방 선거 후반전에서도 공산당의 진출 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다.
공산당은 이번 선거에서 도·도·부·현 의원 선거에서 개선율의 3배인 1백5명을 얻어 의석을 갖지 않은 것은 「도찌기」(괴목), 「돗도리」(조취) 「사가」 (좌하) 의 3현 뿐으로 차점 낙선자도 98명이나 되고 있다.
5대 시 의회 선거에서도 「고오베」(신호)에서 10명 (개선율은 3명), 대판에서 13명 (종전은 7명) 이 당선, 시의회에 있어서 의안 제안권을 획득했고 동경의 23개 구 의원 선거에서는 1백28명 전원이 당선하여 10개 구에서 제안권을 획득했다.
자민당은 국회에서 3백3석이란 절대 다수를 과시했던 나머지 보수의 위기로 받아들여지는 거대 도시에서의 패배는 예상 밖의 일이었다.
자민당은 혁신계의 단합에 대항할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심각하게 염려하게 되었다. 물론 이것은 장장 8년에 이르는 좌등 체제에 대한 염증에서 오는 이수 상태를 미봉하는 정도가 아니라 발본적인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되고 있다. 혁신의 압승은 사회당과 공산당의 공동 투쟁에서도 예상 못했던 저력을 보인 것으로 조직·자금·전술 면에서 공산당이 사회당보다도 두드러지게 강하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 되었다.
작년의 총선거에서 나타난 사회당의 쇠퇴 현상에 비추어 사회당으로서는 쾌재만을 부를 수 없는 화제를 남기게 된 것이다.
결국은 앞으로 있을 통일 지방 선거 후반전과 오는 6월27일로 내정된 참의원 의원 선거 때도 자민당과 공산당의 대결로 사태가 번져갈 때 사회당이나 이번 통일 지방 선거에서 빛을 잃은 중간 야당인 공명당과 민사당은 반 자민 뿐 아니라 반공산당의 새 목표를 내걸어야 한다는 딱한 입장에 서게 될 것은 뻔하다.
동경도나 대판부 지사 선거에서 볼 때 도시에 충일된 혁신 「붐」 의 위세는 대단했다.
일본의 여론을 이끄는 「매스컴」의 혁신 영합적인 흐름도 많은 영향을 끼쳤지만 보수 집권당의 안일한 현상 유지 정책은 불만에 넘친 의식적 부동층의 강력한 반대 의사 표시에 부딪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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