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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베트남 법인 이용해 거액 빼돌린 정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효성그룹이 베트남 현지법인인 효성베트남을 이용해 거액의 회사 돈을 빼돌린 뒤 이를 국내 주식 차명거래에 쓴 정황이 포착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는 14일에 이어 15일 고동윤(54) 상무, 최모 상무 등 전·현직 재무담당 임원진을 불러 이 부분을 집중 조사했다. 이들은 조석래(78) 회장의 최측근이다. 검찰은 고 상무 등에게 효성그룹이 위장거래 방식으로 베트남 법인과 본사 자금을 빼돌렸는지를 추궁했다. 최근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효성베트남의 회계장부가 수년에 걸쳐 일정 부분 조작된 흔적을 발견, 경위를 확인했다. 이 장부에서는 실제 이윤을 내고도 손해가 난 것처럼 꾸민 것으로 의심 가는 부분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고의로 매출을 적게 잡은 뒤 차액을 빼돌렸다는 것이다. 이렇게 처리된 자금은 대부분 매출채권이나 투자금 명목으로 위장 기재됐다고 한다.

 검찰은 조 회장 일가가 이렇게 은닉한 자금을 돈세탁을 거쳐 국내에 들여온 뒤 효성 계열사 주식이나 다른 상장주식을 사들이는 데 썼다고 보고 있다.

 앞서 국세청은 효성이 홍콩·싱가포르 등 해외법인에서 벌어들인 수입을 누락하는 방식으로 역외탈세한 혐의를 조사했다. 1996년 세워진 싱가포르 지점에서 홍콩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국내 주식을 거래, 양도소득세를 탈루한 혐의 등과 관련해서다. 수사팀은 베트남 법인에서도 같은 수법이 사용됐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효성은 베트남 남부 호찌민 인근 동나이성 등에서 2007년부터 스판덱스·타이어보강재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7500억원을 달성했다.

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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