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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2)나무를 심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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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5일은 식목일. 해마다 이날이 되면 나무를 심고 잘 가꾸자고 전국적으로 행사를 펴고있지만 지금도 곳곳에 붉은 산이 많은걸 보면 지금까지의 식목일 행사가 겉치레였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올 식목일엔 특히 은행나무를 많이 심자고 주창하고 싶다. 은행나무는 우리 나라 곳곳에 많이 있으나 특히 향교나 양사제(양사제)에는 수백 년씩 묵은 은행나무들이 지금도 무성함을 자랑하고 있다. 혼자 외롭게 서있는 은행나무는 열매를 맺지 못한다. 부·부수가 나란히 있어야만 주옥같은 은빛의 열매가 맺힌다.
따라서 은행나무는 융화의 나무다.
은행나무의 긴 수명은 우리역사의 무궁함을 뜻함이요, 하늘을 향해 시원스럽게 쭉쭉 뻗은 가지는 우리민족의 기상이다. 부채 끝의 잎사귀는 단결을 의미하며 왕성한 수세는 발전의 무한함을 이른다. 예로부터 서울지방에서는 은행, 부산에서는 동백, 천안에서는 버드나무를 많이 심어왔다고 지난달에 서울시는 「서울의 나무」를 공모한 끝에 은행으로 정했다 한다. 마땅한 일이다. 그 일환책으로 서울의 가로수로 「플라타너스」가 뽑히고 은행나무·벚나무가 대신 심어지고 있다.
나는 이번 기회에 은행나무를 「한국의 나무」로 정하자고 제언한다.
고속도로 변이나 각급 학교·공원주변에 모두 은행나무를 심어 그 고상한 품격을 배우게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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