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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생존은 파리의 지상목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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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틀러 파리는 교미하는데 평균 2.3 시간을 소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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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서식처를 가진 작은 파리가 과학자들이 야생의 곤충들이 어떻게 늙어가는지에 대한 사상최초의 견해를 마련하는 것을 돕고 있다.

"곤충들은 노화체계 연구에 있어 가장 중요한 동물이다" 네이쳐(Nature)지의 이번주 이슈에 조사자료를 기고한 러셀 본두리안스키가 말한다. "우리가 노화과정을 거스르거나 막게 될 것 같지는 않지만, 앤틀러 파리의 독특한 생태는 우리가 왜 노화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다."

동부 캐나다에서 발견된 앤틀러 파리는 사슴이나 무스의 버려진 뿔에서만 서식한다. 야생상태에서 성충의 수명이 단 며칠밖에 되지 않고, 그들이 서식지를 만드는 장소가 한정되어 있는 까닭에(사슴의 뿔과 근처의 초목에서만 서식지를 만든다), 조사원들은 개별 파리들의 생애 행동들에 대해 물리적인 흔적이나 자취를 표시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앤틀러 파리가 그들의 매우 짧은 생애 동안 번식을 위해서 충분히 오래 살아남기 위해 진화론적 임무를 수행한다고 말한다. 단지 2mm의 길이밖에 되지 않는 이 작은 생명체에게 세상은 너무나 험한 곳이다. 그들은 거미나 다른 곤충들에게 잡아먹힐 수도 있고, 추운 기온이나 물 단 한방울에 맞아 죽을 수도 있다.

노화의 실마리?

사람들은 앤틀러 파리보다 훨씬 더 복잡하겠지만, 사람도 역시 노화에 영향을 주는 어떤 움직이는 힘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의 성공적 노화의 비밀 중 하나는 인생에서 의미와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만일 우리가 목적이 부족하거나, 지침이 부족하거나, 또는 인생에 있어 의미가 부족하다면, 노화의 진행이 더욱 가속화되리라는 것은 명백하다."라며, '건강한 노화를 위한 마요네즈 클리닉'의 저자이며 암 클리닉의 교수인 에드워드 크리건 박사는 말했다.

크리건은 성공적인 노화의 기준이 반드시 생태적이거나 신체적이지는 않으며, 감정적이고 정신적이며 사회적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기존의 많은 연구들이, 위태로운 병을 지닌 사람들이 모든 가능성을 문제삼지 않은채, 어떻게해서든지 손주들의 탄생이나 군대에 간 아들의 제대, 종교적 기념일 축하 등을 보기 위해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마음이라는 것은 마치 격언과 같다. 마음은 목적과 이유를 가져다 준다. 나는 오래 버틸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다"라고 크리건은 말한다. "일상에서 우리의 인생을 연장시키기 위해서, 우리는 목적이나 의미들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죽는다."

그들이 발견한 것은 무엇인가?

버려진 사슴이나 무스의 뿔은 작은 앤틀러 파리들의 서식처가 된다.
번식과정의 앤틀러 파리의 짧지만 몰아치는 노력에서, 과학자들은 수컷 앤틀러 파리는 '놀라울정도로 공격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본두리안스키는 말했다. 수컷 앤틀러 파리는 번식을 위한 암컷 파트너를 찾으면서 수많은 파리들을 공격해댄다. 이것은 앤틀러 파리들이 충분히 오래 살아남기 위해서 배워야 하는 진화론적 퍼즐의 중요한 한 조각이며, 이로인해 그들은 생체 기능의 쇠퇴를 시작하게 되고, 야생 상태에서조차 늙어가는 것이다.

연구결과 609마리의 앤틀러 파리의 생존률의 평균은 6일이었다. 온타리오의 알곤킨 파크에서 연구된 파리들 중 두 마리는 32일동안 살아남아 '슈퍼파리'라는 명칭을 얻었다.

연구원들은 파리들에게는 그들의 짝을 대담하게 찾는 일에 착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좀더 늙은 수컷들은 다른 수컷들을 몰아내기에 기력이 부족하거나, 이미 암컷에게 구애중이다.

"가장 격렬한 선택은 생애 초기에 이루어진다. 만일 그들이 초기 5일 내에 임무를 선택을 하지 못한다면, 열흘째 별 소용이 없다. 우선 열흘까지는 살아 남아야한다." 고 토론토 대학의 진화 생태학자인 샤드 브레실은 말했다.

몇시간동안의 교미

수컷들은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싸우느라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한다.
파리의 몇가지 종들이 그들의 교미를 끝내는데 단 1~2분 밖에 걸리지 않는 반면, 앤틀러 파리는 교미를 하는데 두시간에서 두시간 반 정도의 시간을 소요한다. 앤틀러 파리가 다른 파리들에 비해 이렇게 긴 시간을 소요하는데는 진화론적 이유가 있으리라 보인다고 브레실은 말했다.

앤틀러 파리나 몇가지의 새종류, 그리고 투구게들은 수컷이 교미 후에 암컷의 위에서 머물러 있는 동물들이다.

"암컷과 교미를 한 마지막 수컷이 태아의 아버지라는 몇가지 증거가 있다. 그래서 만약 수컷이 그것을 보장하고 싶다면, 수컷은 그대로 남아 암컷을 '지키게된다'"고 브레실은 말했다. "나는 사람에게도 동등하게 적용해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자신의 여자를 확실하게 하고자 바의 한쪽 구석에 있는 거구의 남자라..."

자신의 영역을 지켜내고 짝을 찾기 위해 소비하는 파리의 모든 에너지들이 노화과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생존과 번식에서 일어나는 동시적인 쇠퇴. 노화과정 혹은 노쇠라는 것은 투쟁과 교미, 그리고 신체의 소멸이라는 것의 복합체같다.

(CNN) / 김현정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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