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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홍콩 상장 포기"…경영권 방어 불확실 이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이 홍콩증시 상장을 포기했다고 발표했다.

루자오시(陸兆禧) 알리바바그룹 CEO는 10일 인터뷰에서 "홍콩 증시에 상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루자오시의 발언은 알리바바 고위 경영진에서 처음으로 홍콩 상장을 포기한다고 명확하게 밝혔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는 "오늘날의 홍콩시장은 신흥 기업을 관리하는데 있어 혁신적이지만 이를 연구하고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알리바바는 창업자인 마윈(馬雲) 회장 등 경영진의 지분율이 10%에 불과해 경영권을 지키려면 일부 주식에 의결권을 더 많이 부여하는 차등의결권이 필요하지만, 홍콩증권거래소는 뉴욕증권거래소와는 달리 차등의결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알리바바는 홍콩 증권거래소에 의결권과 관련한 상장 규정에 예외를 적용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홍콩 정부측은 "투자자의 의결권을 보장한다는 원칙에 따라 홍콩 시 증시에서는 차등의결권 규정을 신설할 수 없으며 현 규정을 개정할 계획도 없다"고 언급하며 알리바바가 홍콩 상장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우회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이 때문에 알리바바는 홍콩 대신 뉴욕증시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알리바바가 뉴욕 거래소에 상장한다 하더라도 의결권 문제에 부딪힐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알리바바는 마윈 창업자를 비롯해 20여명의 경영진이 운영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런 체제에서는 미국이 차등의결권을 인정하더라도 일반 주주의 권리 침해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이런 체제에서는 미국에서 허용하는 차등의결권 제도 이상으로 일반 주주들의 권리가 침해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법률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알리바바의 IPO가 내년 이후로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알리바바의 기업 가치는 700억~1200억 달러로 평가되고 있다. 만약 뉴욕 거래소 상장이 성사되면 지난해 1070억달러 가치로 평가받았던 페이스북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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