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작가보다 학자 되고 싶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러브·스토리』의 작가 에리크·시갈은 근래 또 2편의 시나리와 1편의 뮤지컬을 집필했다. 항상 글쓰는데 최대의 관심을 기울이면서도 33세의 시갈은 아직 비교 문학강의를 맡은 예일대서 영구 교수의 지위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아카데믹한 태도를 깍듯이 지키고 있다.
베스트·셀러 작가로 가려진 그의 「학자」「이미지」를 갈고 닦기에 여념이 없다.
지난주 고전교수들의 『「코미디」의 정신』이란 「심포지엄」에 참석했고 4월초에 「예일」대에서 열리는 미국 비교문학회의 번역문제 토론에 참석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엘리자베드 여왕의 『러브·스토리』주 실시사회 초대를 거절했다. 그 날짜가 그의 「고전희곡입문」강의시간과 중복·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인세 수입으로 궁핍을 잊은 부자가 됐지만 사치는 싫어하고 아카데믹해지기를 소원하고 있다. 언제나 그는 학생들을 위한 교재뭉치와 원고를 옆에 낀 덥수룩한 차림을 좋아한다. 지난 3년 동안 「시갈」은 수편의 학술논문을 썼고 유리피데스에 관한 저서를 편찬했으며 아리스토파네스에서 베케트에 이르는 25세기 동안의 희극을 섭렵했다.
금년여름 교수회에서 결정될 그의 영구 교수지위는 거의 확실하지만 지금도 그는 『또 다른 「러브·스토리」를 쓰지 않는 것이 교수가 되는 대가라면 그렇게 하겠다. 6월까지 나는 단 한 마디의 소설도 쓰지 않겠다.』라고 말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