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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뺨친 다이아 도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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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벨기에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다이아몬드 절도 혐의로 지난 25일 경찰에 체포된 4명의 용의자가 대담한 범죄 수법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BBC방송은 27일 "벨기에 앤트워프시 다이아몬드센터에서 지난 16일 무려 1억유로(약 1천2백80억원)어치의 다이아몬드를 훔쳐낸 혐의로 이탈리아 남자 3명과 네덜란드 여자 한명이 체포됐다"며 "경찰도 이들의 범행 수법에 혀를 내둘렀다"고 전했다.

벨기에 경찰에 따르면 다이아몬드센터 내에 유령회사 이름으로 사무실을 마련한 용의자들은 관리사무소에서 복사한 마스터키로 24시간 철통 같은 경비를 자랑하는 지하 금고에 정문을 통해 유유히 들어섰다.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금고 주변에 설치된 수십대의 감시 카메라를 테이프로 막고, 미리 제작한 가짜 비디오테이프를 틀어 경비원들의 눈을 속였다. 그리고 1백60개의 보석 금고 중 1백23개를 감쪽같이 털어 달아났다.

경찰은 앤트워프 외곽도로에서 범인들이 사용한 보안 카메라용 비디오테이프 등이 든 가방을 발견, 이를 단서로 4명의 용의자를 체포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정작 도난당한 보석들은 아직 찾지 못했다. 경찰은 "잡히지 않은 공범들이 다이아몬드를 이탈리아로 빼돌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신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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