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790)북한 문화재 지정|정영호 <단국대 박물관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신문에 「북한 소재 문화재 52점」이 지정되었음이 보도되었다. 이것은 작년부터 북한 문화재 지정을 위하여 문화재관리국에 설치한 「지정 자료 검토 특별위원회」에서 그동안 북한에 현존하는 문화재 자료를 수집 검토하여 우선 현재까지 확인된 것만을 지정한 것인데 당국에서는 앞으로도 그곳 유적 유물의 현존 여부가 밝혀지는 대로 계속 지정할 방침이라고 하니 지정 문화재의 수효는 더욱 많아지리라 믿는다. 이번 문공부의 발표는 비록 처음 있는 일이고 그것이 북한 지역의 내용이라 하여도 그리 놀랍지 않은 것은 이러한 시책이 너무나 당연하며 오히려 아주 늦은 감이 있기 때문이라 하겠다.
즉 정부에서는 일찌기 이북 5도청을 마련하였고 근년에는 국토통일원을 설치하여 국토 통일에 대비해 만전을 기하고 있는 현실에서 북한에 있는 유적이라 하더라도 중요한 것을 문화재로 지정함으로써 자유 대한의 학술 활동과 문화 정책을 내외에 과시함은 마땅히 있어야 할 문공 시책이라고 생각한다.
사실인즉 북한에 소재한 여러 유적 유물은 과거의 기록과 도판에 의해 존재하였음을 알 수 있을 뿐이지 현황 파악은 이 방면을 공부하는 우리들로서는 도저히 알 수 없다.
그리하여 초·중·고등학교의 사회과 교과서나 혹은 고고학 미술사 등 여러 문화재 관계 문헌에 있는 유적에 대해서는 항시 궁금증이 풀리지 않고 있었던 터인데 이번에 문공부의 지정 발표로 우선 아쉬운 대로 참고는 될 것이다.
금강산 유점사의 53불이나 평양 부근 출토 여러 유물 등 귀중한 문화재가 모두 그 행방이 알송달송하여 제외되었는데 이렇듯 북한에서의 민족 문화 말살에 대하여 이번 자유 대한에서의 문화재 지정은 앞으로 획기적인 문화 정책의 전초인 것이며 오늘 3·1절을 맞으며 지정 공포되는 데에 더욱 더 역사적 의의가 있는 것이라 하겠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