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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주식의 배당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증시 상장 기업 중 70년도 미 결산 법인 31개 사의 배당율이 26일 모두 밝혀졌다. 보도된 바에 따르면 31개 법인의 배당율은 몇가지 특징을 내포하고 있는 것 같으며 앞으로의 정책 운영에 많은 참고 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듯하다.
공표된 배당율이 내포한 첫째 특징은 국영기업이 적자를 지속하거나 아니면 저율 배당을 하고 있는데 반해서 민간 기업은 배당율이 비교적 양호하다는 사실이라 할 것이다. 31개 기업 중 12개 기업의 배당율은 은행 금리 수준을 상회하고 있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 할 것이다.
이번 배당율이 내포한 둘째 특징은 우선주의 배당율이 양호할 뿐 보통주의 배당율은 여전히 나쁘다는 사실이라 할 것이다. 진통주의 배당률은 대체로 20% 수준을 하회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은행 금리 수준의 50% 선에 머무르는 기업이 많음이 또한 주목할만한 점이라 할 것이다. 이러한 배당률의 차이와 배당률 구조의 변동은 다음 몇가지 점에서 정책적으로 중요시되어야 할 사항이다.
첫째, 국영기업의 배당율이 대체로 낮거나, 아니면 적자라는 사실은 오늘날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민간주도형 경제론을 크게 뒷받침하는 증거로서 당국은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솔직이 말하여 국영기업의 임직원은 구조적으로 책임 경영 의식을 갖기 힘들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은 임기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감독관 방을 위한 경비 조달을 경영에 앞서 고려해야할 현실적 조건을 부담하고 있는 것이며, 그 위에 경영 부실에 대한 궁극적 책임이라야 고작 해임이나 좌천에 그치는 것이므로 경영 문제를 뼈아프게 생각하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직시해야할 것이다.
국영기업의 필연적 속성이 그러하다면 결국 국영기업 문제는 근본적인 재검토가 없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이 시점에서는 우선, 앞으로는 국영기업의 신설을 극력 억제한다는 방침이 굳혀져야 하겠으며 다음으로 기존 국영기업의 장내 문제를 연구할 대책 위원회 같은 것을 만들어 신중히 민영화 문제를 검토해 나가야 하겠다.
둘째로, 민간 기업의 배당률 구조 문제도 당국으로서는 주목해야 할 사항이라 할 것이다. 우선주 배당율이 높은 것은 주식 발행 때의 조건을 이행하기 위한 것이지, 그 자체가 결코 이윤율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69년 말부터 시행된 긴축정책으로 간접 금융 방식이 갈수록 더 「타이트」해지면서 그 타개책으로 기업들이 우선주 발행을 시도했던 것은 우리가 다 아는 바와 같다. 다시 말해서 은행 금리를 단계적으로 내리는 과정예서 고율 배당을 보장하는 우선주 발행이 쉬웠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선주 발행으로 직접 금융의 길을 확대시키는 좋은 점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우선주가 기업에 미치는 장기적인 배당 압박 요인을 충분히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은행 금리가 계속 인하될 때 우선주를 발행한 기업은 후회할 가능성이 매우 클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통주의 배당율과 은행 금리간의 모순을 시정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을 당국은 특히 유의해야 하겠다는 것이다. 보통주의 배당율이 10% 수준에 집중되고 있다는 사실은 직접 금융의 길이 아직도 요원함을 뜻하는 것임을 간과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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