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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컨 인디언의 수복작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한 때 미국의 흉악범들만 수용하다가 2년 전에 철폐된 감옥이 있던 죽음의 섬 앨커트래즈는 아직도 미국인의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 1백 40년간 탈옥범·간수 살해범 등 흉악범들만 수용하던 이 감옥은 한번 들어오면 해골이 되어서야 육지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해서 미국민 사이에서는 공포와 죽음의 상징이기도 했다.
『돌아오지 못하는 섬』이란 뜻인 이 앨커트래즈 섬은 샌프란시스코의 관문 금문교 바로 안쪽에 위치해 있다. 면적은50에이커 남짓한 조그만 섬이다.
2년 전 닉슨 정부가 들어서면서 새로운 미국의 이미지 부각을 위해 감옥을 육지로 옮겼으나 이번에는 아메리컨·인디언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이 섬을 강점했다.
미국사회에서 뿔뿔이 흩어져 설음만 받아오던 인디언들은 누구의 지시도 없이 주인 없는 이 섬으로 몰려가기 시작했다.
현재 미국에 사는 아메리컨·인디언 의 수호는 65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0.36%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격렬해 오던 흑인들의 민권운동을 지켜만 보고 있던 이들도 이제 자선들을 위한 민권운동에도 눈을 돌리게 되었다. 그들은 백인들이 정식으로 미국 땅을 자기들 원주민들로부터 매입한 것은 맨해턴 섬을 36달러에 산 것뿐이며 나머지는 모두 수탈했다고 공격하고 나섰다. 더구나 콜롬부스가 미국을 발견한 것은 거짓말이며 자신들이야말로 미 대륙을 최초로 발견한 주인이라고 이들은 주장하고 있다. 그래서 이 사실을 국민 학교교과서에서도 정정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의 주장에 대해 샌프란시스코 시 관리들은 냉담하나 인디언 출신 백만장자인 여가수 케이스타 양·여배우 제인·폰다 양 등 일부 미국인들은 동정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작년 성탄절에 샌프란시스코 시 당국은 이들이 악 조건하에서 이 죽음의 섬에 장기 체류하여 혹시 동사자나 아사자가 생길 것을 우려, 담요 및 의약품을 보냈으나 거절당했다.
미 대륙이라는 신세계에 들어와서 굶어 죽어 가는 것을 먹여 살렸더니 감사는커녕 토지마저 빼앗은 백인들의 선물을 어떻게 우리가 받겠느냐는 것이 그들의 거절 이유였다.
이에 대해 미연방정부는 인디언들의 앨커트래즈 섬 점령의 합법성을 인정하는 호의적인 성명을 발표하고 워싱턴 주의 6백40 에이커나 되는 그들의 옛 성지까지도 반환하겠다고 약속했다.
우리 나라에서도 1958년 버트·랭커스 주연의『앨커트래즈』란 영화가 상영되어 이 섬의 정경이 소개된 적이 있다.【선우재호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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