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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물가는 얼마나 비싸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세계적인 인플레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요즈음 우리 나라 물가는 세계 주요국 가운데서 어느 정도의 랭킹을 차지하고 있는가?
작년 말 일본 통산성이 발표한 30개국의 소비자 물가 비교 조사를 보면 우리 나라 물가는 대체로 중위 수준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그러나 조사 대상국의 1인당 국민 소득 수준에서 우리 나라는 하위 그룹에 속해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도 있다.
특히 조사 결과 중에서 뽑은 여덟 가지의 물가 수준을 각국과 비교해 보면-.
여덟 가지 물가 중 맥주와 레코드판(LP, 스테레오, 클래식)은 각각 2위를 마크, 반갑잖은 세계 최고 수준을 과시하고 있다. 생활 필수품이 아닌 것만은 다행한 일이지만-.
반면에 목수 삯과 이발 요금은 25위안에도 못 들어 일손 부족에 허덕이는 외국에 비해 우리 나라 노동자의 손 값이 무척 싸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최근에 인상 여부가 논란되고 있는 휘발유가 의외로 25위, 택시 요금 역시 25위여서 극히 낮은 수준이고 쇠고기와 식빵은 16위로서 30개국 가운데 정확히 중간 수준에 있다.
상위에 속한 것 가운데 레코드판은 외국제 원판 값이기 때문에 안심할 수 있으나 맥주에는 좀 문제가 있다.
1위를 차지한 인도는 1주일에 하루씩 금주 일을 정할 정도로 술 소비를 철저하게 억제하는 정책을 쓰고 있어 상대적으로 술값도 의식적으로 비싸게 돼 있는 것 같다.
따라서 우리 나라의 맥주 값은 사실상 금메달을 획득했다고 봐도 된다.
이웃 일본의 경우는 조사 대상국 중 소비 수준이 13위인데 물가 수준도 중위 정도여서 실질적으로는 물가가 우리 나라보다 싸다고도 볼 수가 있다.
여기서 나오는 결론은 물가는 후진국이라고 해서 반드시 싸지는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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