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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여 약사 피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16일 하오1시쯤 서울 영등포구 등촌동411앞 소나무 숲에서 여 약사 고영신씨(44·영등포구 목동334)가 길이 70㎝의 검은 끈과 붉은 옷고름으로 목 졸린 채 죽어있는 것을 지나가던 동네사람 김옥환씨(40·여)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현장수사에서 ①고씨가 죽은 치명상은 목 졸린 것이며 ②속내의가 무릎까지 벗겨졌으나 난행 당하거나 반항한 흔적이 없는 점 ③고급 팔목 시계가 그대로 있는 점등으로 미뤄 고씨를 잘 아는 자의 범행으로 추정, 재산관계·치정관계 등 다각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검시의사 김준호씨(64·송림의원)의 검시결과 추정된 사망시각인 16일 상오1시쯤에는 고씨의 시체가 발견된 현장이 진흙탕으로 조금이라도 반항하면 흔적이 남을 것인데도 아무런 흔적이 없는 점등으로 고씨를 딴 데서 죽여 옮겨 놓은 것이 아닌가 보고있다.
죽은 고씨는 모여대 약대 1회 졸업생으로 6·25때 군목인 남편 윤진섭씨와 사별한 후 약방을 경영하면서 외딸과 함께 지내 오다 지난해 9월 서울 서대문구 부암동에서 친정가족이 살고있는 목동으로 옮겨왔다는 것이다. 경찰은 인천에서 목욕탕 종업원으로 일하다가 작년11월부터 새로 낸 약국에서 일을 보아온 고씨의 이질 김모씨(24)가 평소와는 달리 15일 낮과 저녁7시쯤 두 차례에 걸쳐 가게를 비워놓은 채 고씨의 친정 집에 들러 『돌아왔느냐』고 묻고 갔고 하오9시에는 약방문을 닫고 외출했다가 밤11시쯤 돌아와 16일 상오2시까지 자지 않고 있었다는 점등을 수상하게 여기고 조사중인데 김씨는 영등포에 영화구경을 갔다가 시간이 늦어 책 한권과 남양연유만 사 가지고 돌아와 라디오를 듣고 있었다고 사건에 관련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경찰은 또 평소 김군이 약방매상금을 마구 써 고씨로부터 여러 차례 야단을 맞았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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