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열차전복기도의 미연방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지난 13일 상오 중앙선 양동역 구내에서는 정체 불명자에 의해 CTC포인트의 전철기함 시정장치와 너트 등이 분해되어 명백히 열차전복을 기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됐다. 다행히 망우리역 CTC사령실이 일찌감치 이상을 발견, 양동역에 연락하여 사전에 조치하였기에 망정이지 이것이 뒤늦게 발견되었더라면 제천행 열차의 전복사고는 면치 못했을 것이라는 점에서 국민은 큰 충격을 받았다 할 것이다.
이 열거전복기도사건이 용공분자의 소행인지, 또는 인사에 불만을 품은 철도청직원의 소행인지, 또 그것도 아니면 단순한 어린이의 장난인지 아직은 속단할 단계가 아닐 것이다. 다만 이 시점에서 확실한 것은 사고 난 CTC포인트의 모든 공구는 영국에서 들여온 것으로 보선직원과 CTC직원만이 조작할 수 있으며, 일반상가에서는 구할 수조차 없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해체하기에도 전문지식이 있는 기술자가 아니면 불가능하고, 또 따라서 이번 사건이 적어도 어린이의 장난이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고 하겠다.
중앙선은 전철화에 대비, 이미 여러 가지 신 기구를 도입, 사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신 기재의 사용 미스 때문에 오히려 사고가 연발하고 있었다는 것도 우리는 알고있다. 그 한 예로서 지난번 원주터널에서의 열차충돌사고로 수학여행 가던 학생들이 떼죽음을 당한 것도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었다. 이 사고 때만 하더라도 열 차안에 무선전화시설이 없어 CTC본부에서 사고가 날 것을 미리 알고 있으면서도 속수무책이었던 것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되는 비극적인 사건이었다 할 것이다.
따라서 철도청은 이번 중앙선 양동역 구내 CTC분해사건을 거울삼아 장차 철도의 안전을 위한 보다 능동적인 대책을 서둘러야할 것임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비전문가의 눈으로 볼 때에도 CTC사령실에서 미리 알아낸 사고가능성은 이를 즉시 주행중의 열차에 통보할 수 있는 무전전화시설이라도 충분히 마련하도록 긴급대책을 세워주어야 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선거기를 앞두고 전철로에는 오열 등 불순분자의 책동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잊지 말아야 할 것이며, 그밖에도 어린이들의 장난이나, 모산 건널목에서와 같은 충돌사고도 염려되기에 철도청은 앞으로 철로안전에 더욱 만전을 기하기 위한 대책을 세워 국민을 안심시켜주어야 할 것이다.
특히 이번 CTC 포인트분해사건에 있어 이 사고를 미리 안 양동역 측이 사건발생 6시간 반이 지난 뒤에야 경찰에 사건을 신고했다는 사실을 중대시하지 않을 수 없다. 만일 이것이 범죄행위에 의한 것이었다고 할 때 범인체포를 결정적으로 어렵게 하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은 늑장 신고일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철도청당국은 모든 가능적 범죄에 대비한 신고의 즉시화 방안도 함께 연구해 보아야 할 것으로 안다. 더군다나 선거를 앞둔 북괴의 준동은 당연히 그 목표를 열차전복사고 등에 둘 것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철도청이며 경찰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은 철로의 안전을 위하여 전원이 철도 공안원이 된 기분으로 철저한 감시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 철로 상에는 평소에도 통행인이 많아 열차사고를 일으키기 쉬우며, 특히 어린이 가운데에는 장난 삼아 철로 위에 돌멩이나 장애물을 장치하여 열차의 탈선사고를 빚어낸 일이 불무했었음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성인들 자신은 물론, 모든 보호자들은 어린이들이 한사람이라도 철로 상에서 배회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지도하여야 할 것이다. 형법은 교통방해의 죄를 규정하여 일반교통방해, 기차·선박 등의 교통방해, 기차 등의 전복 등을 엄하게 처벌하고 그 미수와 예비음모까지 엄벌에 처하도록 하고 있는 것도 널리 주지시켜야 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