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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서 광차 추락 12명 사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황지=장병한·최길남 기자】15일 하오 4시10분쯤 삼척군 장성면 황지4리 혈암광업소(소장 이건식·56) 본사갱(길이 6백20m) 1백20m 지점에서 교대광부 31명을 태우고 내려가던 무개광차(너비 1·5m, 길이 2m) 10량 중 뒤에서 둘쨋 광차의 연결고리(길이 30cm, 직경 4m)가 낡아 부러지면서 앞9량이 떨어져 갱 속에 나동그라져 광부 12명이 깔려 죽고 5명이 중상, 10명이 경상을 입었다.
이 사고는 하오 작업교대를 하기 위해 막장(사갱6백20m에서 다시 1천7백m 들어감)으로 들어가는 광부를 한 광차에 3, 4명씩 태우고 3백50마력 권양기로 감겨 내려가다가 갑자기 연결고리가 부러지는 바람에 9량의 광차가 가속에 밀려 25도 경사진 레일을 1백m쯤 쏜살 같이 내달아 탈선, 전복되면서 크게 부서졌다. 가로 세로 2m가량 되는 갱 속에서 무개 광차에 마음놓고 앉아가던 광부들은 차가 뒤집히는 바람에 차에서 퉁겨 나가 뒤에서 밀어 덮친 광차에 깔려 죽거나 중상을 입었다.
이때 앞차에 탔던 광부들은 대부분 죽고 뒤쪽 차에 탔던 광부들만 중경상을 입었는데 맨 마지막간의 4명은 와이어·로프에 걸러 화를 면했다.
사고 즉시 광업소 측은 광부1백명을 동원, 구조작업에 나서 하오7시쯤 시체는 황지l리 서울병원에 안치하고 중경상자들은 석공장성병원과 황지 서울병원·배헌병원·동인병원 등에 나눠 입원시켰다. 이때 중상자 2명은 병원으로 옮기는 도중 숨을 거두었다.
▲사고원인=사고원인조사에 나선 경찰은 3백50마력의 권양기에 감겨 초속2.5m로 내려가던 광차가 갱구로부터 1백20m 지점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정전, 권양기가 급정거하는 바람에 연결 광차의 중압에 못 이겨 고리 중심부가 끊어진 것으로 밝혀냈다. 그리고 끊어진 고리는 너무 오래돼 군데군데 금이 가고 삭아있었으며 한군데 용접한 곳이 있는데도 검사를 받지 않았음을 밝혀내고 16일 광업소장 이건식씨와 현장감독 권혁남씨(37), 안전기사 김동만씨(36)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이날 광부들이 탔던 광차는 원래 탄을 싣는 차로 광부가 타는 것은 위법이라 하는데 이곳 대부분의 광산에서는 덮게도 없고 안전제동장치도 없는 광차를 광부들이 이용하고 있다.
이 광업소는 59년9월에 개광, 현재 9백여 명의 종업원이 월2천t을 생산하는 손꼽히는 민영탄광이다.

<사망자>▲안종수(37·황지4리) ▲정금섭(31) ▲김재열(31) ▲김홍탁(27) ▲김광석(43) ▲최송학(39) ▲정태준(19) ▲김봉식(40) ▲유성남(32) ▲김식이(31)▲김성진(27) ▲김대윤

<중·경상자>▲김재린(34) ▲배용규(34) ▲김동수(30) ▲박용수(35) ▲오경환(33) ▲강영석(48) ▲도길상(36) ▲안성진(39) ▲김창선(39) ▲이원수(29) ▲이윤선(32) ▲손양묵 ▲김억수(24) ▲장준옥(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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