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동남아 정책에 겉도는 로저즈|상원 의원들이 보는 그의 위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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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워싱턴 10일 AP동화】닉슨 대통령의 동남아 정책에 반대하는 상원 외교위 소속 의원들은 윌리엄·로저즈 국무장관으로부터는 동남아 정책에 관한 것을 많이 알아낼 수 없다고 판단하고 로저즈 장관한테서 알아내려는 희망을 포기했다.
이들은 로저즈 장관이 동남아 정책 수립에 발언권이 거의 없고 그 정책이 어떻게 실천되고 있는지 사전 통고를 늘 못 받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렇지 않다면 그는 발설해도 무방하다고 결정된 사항만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외교위의 「조지·D·에이컨」의원 (공)은 로저즈 장관이 닉슨 대통령의 동남아 정책 및 계획에 관해 사전 통고를 늘 못 받고 있다고 말하고 『게다가 로저즈 장관은 미국의 대외 정책 수립에 발언권이 많지 않다는 인상이 짙어가고 있다』고 인터뷰에서 덧붙였다.
「프랭크·처치」의원 (민)은 로저즈 장관이 동남아 정책을 모르고 있는 이유를 들어 로저즈 장관은 1년 남짓한 동안에 두번씩이나 임박했던 미군의 대 작전에 관해 외교위 비공개 회의에서 털어놓지 못했다고 말했다.
첫째는 작년 봄 미군의 「캄보디아」령 진격이고, 두번째는 지난주 월남의 라오스 국경 지대에 미군이 집결한 일이었다. 『국무장관은 대통령의 심부름꾼이며 대통령이 알리고 싶어하는 일만 겨우 말 할 뿐』이라고 처치 의원은 말했다.
이유야 어쨌든 외교위의 다수를 점하고 있는 월남전 비판 의원들은 로저즈 장관한테서 새로운 사실을 알아내려는 기대를 포기했다.
『난 이젠 정책을 완전히 밝히는 증언이었으리라고는 믿지 않는다』고 처치 의원은 말했다. 작년 4월의 캄보디아 진격과 지난주의 라오스 문제의 경우 그 직전에 로저즈 장관은 외교위에서 증언했었다. 그는 미국이 캄보디아에 개입치 말라고 경고하는 외교 위원들에게 정부는 캄보디아에 대규모 원조를 하기를 염려한다고 말했었다.
그 뒤 2일만에 미군은 캄보디아내 공산군 성역 진격이 시작됐는데 로저즈 장관은 전날의 외교위 증언에서 이 작전 예정에 언급치 않았으며 작전 시작 후 대규모 원조 요청 안이 제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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