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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헌 "불통의 철벽 돼" 김기춘 "소통 잘하고 있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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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오른쪽)이 4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박종준 경호차장. 김 비서실장은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사퇴에 대해 ‘청와대가 전혀 관여한 일이 없다’라고 말했다. 뒷줄 왼쪽부터 이정현 홍보수석, 박준우 정무수석, 주광덕 정무비서관. [김형수 기자]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이 4일 열린 국회 운영위의 청와대 2012년 결산심사에 출석했다. 15~17대 국회에서 3선 의원을 지내고 2008년 국회를 떠난 지 6년 만에 박근혜정부의 핵심 실세의 자격으로 국회에 나왔다. 붉은 계통의 넥타이를 매고 나온 그는 인사말에 앞서 2~3초간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그는 인사말에서 “큰 틀에서 국정운영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구축해 140개 국정과제를 중심으로 국민이 조기에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모든 정책 역량을 집중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의원들의 질의는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항명 파동과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자 의혹, 그리고 청와대가 모든 정책을 틀어쥐고 있다는 ‘옥상옥 논란’에 집중됐다.

 진 전 장관이 기초연금을 국민연금에 연계하는 것은 양심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사퇴한 것에 대해 그는 “정책위의장과 인수위 부위원장 등을 지내며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연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소신을 갖고 추진해 온 분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청와대 비서진이 박 대통령과의 면담 요청을 막았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그는 “진 장관은 9월 17일 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청와대 국무회의에 참석해 충분히 대통령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며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출장을 다녀왔는데 한 번도 대통령 면담을 요청한 일이 없다”고 반박했다.

 채 전 총장의 혼외자 의혹에 대해선 “품위의 문제로, 채 전 총장이 DNA 테스트를 하지 않아 과학적으로 똑 떨어지게 설명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 기획·배후설을 주장하는 민주당 의원들과 논쟁이 벌어졌다.

 ▶진성준 의원=“혼외자 의혹이 불거진 이후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검찰 간부 2명에 대해 (차기 총장으로 염두에 두고) 인사검증을 했다는데 맞나.”

 ▶김 실장=“특별히 보고받은 바 없다.”

 ▶진 의원=“의혹이 제기된 뒤 민정수석실에서 특별감찰에 언제 들어갔나.”

 ▶김 실장=“청와대 특별감찰반은 대통령이 임명한 고위 행정직의 비리에 대해 감찰하는 게 업무다.”

 ▶진 의원=“청와대 정무수석실 공직기강실에서 대검에 전화해 ‘자식의 혈액형이 AB형이다. 그래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그런 일 없다.”

 옥상옥(屋上屋), 불통 비판도 제기됐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가 “소통의 문이 되겠다고 했지만 현재 상태는 불통의 벽으로 그것도 철벽이 되고 있다”고 하자 김 실장은 “철벽은 지나친 표현으로, 지금도 소통을 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 실장은 “채 전 총장에 대해 청와대 개입설이 도는 상태에서 공직자의 도덕성 문제를 조사한 것을 왜 발표하지 않느냐”(새누리당 이우현 의원)는 지적에 대해선 “청와대 비서실장이 각 부 장관이 스스로 판단해 적절한 조치를 하는 데 대해 일일이 이래라저래라 간섭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비켜 갔다.

 ◆김장수 “통일부 장관과 이견, 자리 박차고 나갔다”=2012년 정상회담 대화록 실종도 도마에 올랐다. 노무현정부에서 국방부 장관을 지낸 김장수 안보실장은 “2007년 당시 청와대 참모들과 노 대통령께 남북 국방장관회담 전략을 보고하는 과정에서 (NLL 문제는) 가장 우려했던 부분으로 ‘소신껏 하고 올 수 있는 권한을 달라’고 요청했고 ‘소신껏 하고 오라’는 답변을 들었다”며 “당시 (이재정) 통일부 장관과의 조정회의에서 (NLL에 유화적으로 대처하라는 식의) 그런 얘기를 해 자리를 박차고 나간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글=권호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김기춘 비서실장의 말말말

◆ 진영 전 장관 기초연금·국민연금 연계 반대 주장에

“ 당에 있을 땐 정책위의장, 선대위에선 국민행복위원회 부위원장, 인수위에서는 인수위 부위원장, 이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연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소신을 갖고 추진해 오신 분이 갑자기 소신과 다르다고 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 의혹, 청와대 개입 여부

“ 청와대가 관여하거나 개입한 일은 전혀 없다. 고위 공무원인 검찰총장의 사생활, 품위, 도덕성 문제에 지나지 않는다. 엊그제 사법연수원에서 결혼한 연수생이 동료와 불륜관계를 맺어 징계위원회를 열었다. 그것 또한 품위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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