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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높은 시간제 가정부|실태와 문제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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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구하기 힘들고 구했다 해도 자주 나가는 등 많은 불편한 점이 잇는 가정부에 비해 숙식을 같이 하는데서 오는 불편도 없고 일을 몰아서 할 수 있고 가정의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다는 점으로 최근 시간제 가정부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더구나 작은 일은 가족끼리 도우면서 일함으로써 가정의 화목과 아이들의 협동 정신과 일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을 받은 가정부들에게 더 인기가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시간제 가정부들에게 직업 의식을 불어넣겠다는 의도로 서울 YWCA가 이들의 훈련을 시작한 것은 66년12월.
만18세∼50세로 질병이 없고 국민교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지고 신원이 확실한 사람으로 자격을 규제, 강습을 계속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13회의 강습을 통해 총 3백56명을 배출했으며 현재 1백여명이 등록, 일하고 있다. 등록에 필요한 서류는 주민등록 초본 1통, 재정 보증서 1통, 신원보증서 1통, 증명사진 2장을 구비해야 한다.
이들은 약 2주일 동안 위생·예절·세탁·아이 돌보기·환자간호·요리·연료사용 등을 강습받고 한달에 한번씩 YWCA가 주최하는 월례회에 참석, 서로의 경험담과 실수한 얘기등을 나누기도 한다.
등록된 가정부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상오 9시∼하오 6시까지로 일하는 시간을 정하고 하루 임금은 점심을 제공받고 3백원∼5백원이었다. 그러나 71년부터는 임금을 5백원으로 통일했고, 일하는 시간도 1시간 눌러 하오 7시로 퇴근 시간을 조정했다. 그리고 시간을 초과할 경우 시간당 50원을 가산하며 가정부가 시간을 어긴 경우 30분 이내에 50원을 감산하는 등 철저한 시간 엄수를 지키고 있다.
이들 가정부를 원할 때는 2, 3일 전에 신청해야 하며 또 가정부들도 수시로 연락하여 일할 곳을 소개받고 있다.
대부분이 30∼40대의 가정 주부들인 수강자들은 아이들을 어느 정도 길러놓은 후 여가를 틈타 부업으로 일하면서 가정 경제에 도움을 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직업 의식은 비교적 뚜렷하다.
가정부 훈련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11명이었지만 70년. 13회 훈련 때는 43명이나 되었다고 서울 YWCA 회우부의 신춘희씨는 말하고 있다.
한편 이들을 쓰는 주부들은 믿을 수가 있고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예의·책임감이 있어 좋다고 대체로 만족해하나 이들이 다른 가정과 비교한다거나 가정부로서 지나친 간섭, 신세이야기 등은 삼가기를 바라고 시간의 조절을 원한다. 즉 아침 9시면 출근시간인데 그전에 와서 준비를 도와주었으면 하는 것과 저녁 7시면 바쁠 때인 만큼 그 점이 불편하다는 것이다.
70년6월부터 일을 하기 시작했다는 12회 수강자인 권명순씨는 『스스로 일한다는 자부심과 아이들 학비에 보탬이 된다.』면서 아직도 각 가정에서 온 가족이 직업인으로 대우해 주는 습관이 희박한 것만이 마음에 걸릴 뿐일 테고 체험담을 말한다.
이들의 수입은 일정치 않지만 보통 한달에 8천원∼1만원 정도이며 김장철이나 초봄 등 주부들이 바쁠 때는 일손이 부족할 정도다
특히 명절때는 원하는 가정이 많은데 이때는 모든 수강자들도 명절이라는 이유로 일하려고 하지 않아 고충을 느끼게 된다고 신춘희씨는 문젯점을 이야기 한다.
한편 서울 YWCA보다 약 2년 앞서 64년3월부터 가정부 알선을 시작한 가사원에서는 시간제 가정부 뿐 아니라 1주일, 10일 동안 등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일하고 일당 4백원을 받는다. 가사원에 등록된 회원은 일정한 훈련을 받지는 않았지만 신분을 보증하여 어느 가정에서나 안심하고 일을 부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권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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