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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선동" "방화"로 맞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김포·강화사건, 김대중 후보 집 폭발물 사건에 이어 정일형 신민당 선거 대책 본부장 댁 화재 사건이 일어나자 정가는 피해 망상과 앞으로 있을 선거 분위기에 대한 걱정이 무겁다.
화재 위문을 다녀간 신민당 간부들은 화재 원인에 고개를 갸웃거리고, 공화당 간부들은 야당의 정치적 이용을 걱정하다, 급기야는 여야간에 "방화 혐의가 짙다." "국민을 무책임하게 선동하지 말라"는 성명 전을 벌이기까지.
공화당 간부들은 내무장관에게 의혹이 안 가도록 사건 수사 결과를 빨리 발표하고 유진산 신민 당수에게 설명해주도록 손을 쓰면서도 『골치 아파 사골에나 가 선거 준비나 해야겠다. (김진만 총무) 『이런 탁한 분위기로 선거를 어찌 치르느냐』(박준규 당무위원)고 개탄.
김포-강화사건의 현지 조사에 나선 국회 특조위는 증인들에게 심리적 압박감을 줄 우려가 있다고 해서 조문 장소를 경찰서에서 군청 (강화)과 농협 회의실 (김포)로 옮기는 등 배려를 했지만, 막상 회의장에선 20여명의 증인 중 겨우 두 사람의 증언을 들었을 뿐 현장에서의 약식 증언으로 일관했다.
여느 때와 같이 이날도 여야 조사 위원들의 입씨름으로 시종 했는데, 강화 군청에서 증인으로 나온 유은현 김포서 경비 과장이 『김대중 후보 경호관』이라는 말을 쓰자 공화당의 김창근 의원은 『후보가 뭐냐? 나 같은 국회의원이야』라고 교정했고, 이에 맞서 신민당의 김상현 의원은 『박정희씨도 나와 같은 국민의 한사람』이라고 대꾸하는 등 시종 신경전.
여야의원들은 또 자기 측에 유리한 방향으로 증언을 유도했지만, 상대 쪽이 신청한 증인이 불리한 증언을 하면 『신민당식 답변이군.』 『사전 교육을 얼마나 받았느냐』고 서로 핀잔을 주기도.
주한미군 감축과 그에 관련된 외교적·군사적 보장 문제에 대한 한미 각서가 교환된 6일 상오의 외무부는 몹시 상기된 분위기였다.
최 외무장관과 포터 미 대사의 1시간 회담에 앞서 미 대사관의 피터슨 참사관, 케시디 8군부사령관 등이 드나들었고….
1시간 동안의 회담을 마치고 외무장관실을 나선 포터 대사는 『훌륭한 문서 (뷰티풀 다큐먼트)에 서명했다』고 할뿐 그 각서의 내용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는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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