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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 ‘더욱 건강하게, 노화는 천천히’ 보다 포괄적인 갱년기 치료에의 한걸음, 성장호르몬

중앙일보

입력

21세기연세의원 박수연 원장님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어떤 일이 커지기 전에 미리 처리하거나 준비했으면 쉽게 해결될 일을 마냥 소홀히 하다가 나중에 곤혹을 치르거나 큰 힘을 들이는 것을 빗댄 표현이다.

건강과 젊음을 지키는 일에 있어서도 이는 마찬가지. 증상이 없더라도 큰 병이 생기기 전에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고, 덜 건강하고 부족한 부분을 미리미리 보완한다면 고혈압, 당뇨, 중풍, 암 등의 만성질환의 예방은 물론이고 노화 역시 그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보다 건강하고 젊게 오래 살 것인가이다. 1900년에
인간의 평균수명은 47세였는데, 오늘날은 78세에 육박한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1/3 이상을 갱년기 이후에 보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주로 안면홍조, 야한증, 우울증을 동반하는 갱년기 증세는 중년 여성에게서 흔히 발생하지만, 남성들도 갱년기증세를 겪는다.

다만 남성의 갱년기는 서서히 조금씩 진행되므로 그 변화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성욕 감퇴 및 발기부전 등 주로 성 기능 저하의 증상을 유발한다. 사실 갱년기 증상은 나이가 들면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신체 변화 과정이지만, 그대로 방치할 경우에는 40대 이후의 삶의 질을 위협하는 육체적, 정신적 질환이 될 수 있으므로, 그 원인과 증상을 제대로 인식하여 적극적으로 대처해야겠다.

우선 갱년기 증상의 원인을 살펴보면, 인체의 기능을 유지하던 성장호르몬, 성호르몬 등의 주요 호르몬들이 세월의 흐름에 따라 부족해지고 원활한 분비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보통 일반인들은 `호르몬` 하면 주로 성호르몬을 떠올리지만, 우리 인체 내에선 뇌, 부신, 소화기관 및 생식기관 등 7개의 기관에서 약 80여개의 호르몬이 분비된다. 그 중 대뇌 밑에 위치한 뇌하수체 전엽에서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은 단백질을 재료로 하여 만들어졌으며 다른 호르몬과는 달리 하나의 표적 기관이 아니라 인체의 다양한 조직에 영향을 미친다.

청소년기에는 뼈의 길이 성장과 근육의 증가 등 성장을 촉진하는 작용을 하고 성인(25세 이상)에선 성장이 끝난 후에도 지속적으로 분비되어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의 여러 가지 신체 대사에 관여하며 노화방지 및 생체 활성에 많은 작용을 하게 된다. 사춘기에 최고조를 이루고, 20대 이후 매 10년마다 14.4%씩 감소하여 60대가 되면 20대의 50% 이하로, 70대가 되면 20% 이하로 감소하면서, 근육량 및 골밀도의 감소, 복부비만 증가, 무기력, 우울증, 건망증 등 노화증상으로 볼 수 있는 여러 신체적?정신적 기능 감소를 유발한다. 따라서 성장기 청소년에게뿐만 아니라 갱년기 중년에게도 성장호르몬은 필수 관리 대상이다.

이러한 이유로 성장호르몬의 분비량을 유지 및 보충해주는 방법들이 중년들 사이에서 크게 주목 받고 있다. 만약 더 건강하고, 더 활기 넘치는 인생의 후반전을 뛰어볼 준비가 되어있는 중년이라면 앞으로 소개할 성장호르몬 관리법에 주목해보자.

성장호르몬의 분비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고열량과 고지방 음식은 피하고, 고단백 저칼로리 식단 위주의 음식으로 섭취하면서 간단한 아령 운동과 팔굽혀펴기 등의 근력 운동과 등산이나 자전거 타기, 빠르게 걷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또한, 긍정적 사고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피하고, 특히 밤 10시에서 새벽 2시 사이에 숙면을 취하려는 생활습관도 중요하다.

성장호르몬이 많이 감소되어 식이 운동요법만으로 부족할 경우 성장호르몬 보충요법이 가능하다. 단백질 호르몬이라는 특성상 경구 투여하면 위산 때문에 다 분해되어 버리므로 주사를 통해서만 투여 가능하며, 국내에 출시된 성장호르몬제는 매일 하루에 한 번씩 주사를 맞아야 하는 일일 제형과 매일 주사를 맞아야 하는 불편함을 개선한 주 1회 제형의 두 종류가 있다.

성장호르몬 보충요법은 반드시 의사의 처방에 따라 충분한 검사를 통해 적정량을 조절해가며 보충하는 것이 안전하며, 단기간에 효과를 보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6개월 이상 꾸준히 치료했을 때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렇게 성장호르몬 투여로 얻을 수 있는 긍정적 효과는 복부지방 감소 및 비만 개선, 근육량 증가 및 운동능력 향상, 골다공증의 예방 및 치료,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성 개선, 피부 두께 증가, 활력증가, 기억력 향상 등이며, 이는 성장호르몬이 소위 `젊음의 샘`이라 불리는 이유일 것이다.

보다 건강하고 활력 있고 젊어질 노년을 위해서 앞으로의 갱년기 치료는 단순한 여성호르몬, 남성호르몬의 보충을 넘어서 균형 잡힌 식이운동요법과 충분한 항산화 영양소의 보충 및 부신 갑상선호르몬의 불균형 교정 그리고 강력한 항노화 호르몬인 성장호르몬의 보충 등의 보다 포괄적인 치료로 발전되어 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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