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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새울학교, 학교폭력 가해 중학생들 교사와 석 달 기숙사생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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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새울학교는 올해 경기도교육청이 설립했다. “가해 학생을 잘 선도해야 학교폭력을 뿌리 뽑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학생들은 3개월간 교사들과 기숙사생활을 하면서 일부 정규교육 과정과 더불어 인성·직업교육을 받는다.

 교장·교감·교사는 공모했다. 평소 학교폭력 해결에 관심을 둔 경력 10년 이상 교사 중에서 뽑았다. 이경세(54) 교장은 경기도 여주군의 중학교에서 가해 학생을 위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어 운영했던 경력이 있다.

 교사들은 첫 학생을 받기 두 달 전인 지난 4월에 모여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댄스나 보컬수업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과목을 정규 수업에 포함시켰다. 수업 내용도 책을 읽고 자유롭게 생각을 말하고, 동물을 직접 키우게 하는 등 체험교육 위주로 편성했다. 학생들이 배움과 학습에 재미를 들이도록 하려는 목적이었다.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도 필요했다. 최대한 많이 학생들과 대화를 했다. 잘못을 해도 체벌과 훈계를 하지 않고, 대화를 하는 도중에 스스로 잘못을 뉘우치도록 했다. 김갑일(53) 교감은 “학부모에게 지속적으로 자녀 상황을 알려 주면서 ‘집에서도 격려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일부 문제는 생겼다. 학기 초반엔 서열 싸움이 일었다. 학교폭력 치유학교에서 학교폭력이 일어난 것이다. 이로 인해 일부 피해 학생이 학교를 떠났다. 원래 학교에서 저지른 범죄 때문에 소년원에 가게 돼 나간 학생도 있다. 결국 입학한 42명 중 18명이 남았다.

 남은 학생들에게선 효과가 나타났다고 했다. 한 달쯤 지나자 학생들이 스스로 교사를 찾아와 속내를 털어놨다. “싸우지 않겠다” "화내지 않겠다”고 약속도 했다. 3개월 과정 후반부 한달 반 동안은 실제 교내에서 일어난 폭력이 한 건도 없었다.

 수료식을 마치고 1기를 떠나보낸 교사들에겐 걱정이 있다. 바뀐 학생들을 받아들이는 학교에서 여전히 이들을 문제아 취급해 다시 학생들이 무너질지 모른다는 점이다. 이 교장은 “아이들이 새울학교를 떠난 뒤에도 계속 연락하는 등 관심을 갖고 돌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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