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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 명 사망 … 카타르 월드컵 '죽음의 공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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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2022년 월드컵 축구를 개최하는 중동 부국 카타르가 외국인 노동자 착취 논란에 직면했다. 열악한 근로 환경으로 사망자가 속출하자 국제사회가 월드컵을 주관하는 국제축구연맹(FIFA)에 개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국제노동조합연맹(ITUC)은 최근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에게 카타르 내 이주노동자의 근로 및 생활 실태를 공동 조사하자고 제안했다. 국제노동기구(ILO) 조사 결과 6월 초부터 두 달 새 네팔 노동자 44명이 심장마비와 안전사고 등으로 숨진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네팔 정부 측은 올 초 이래 사망자가 총 70명이라고 밝혔다. 다른 이주노동자까지 합치면 100명을 넘는다. 일각에선 이 추세라면 월드컵 킥오프 때까지 4000명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ILO 중동지역국의 나다 알나시프 국장은 “FIFA는 ILO보다 파워가 세다”며 “(카타르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휴 로버트슨 영국 체육부 장관도 “스포츠 행사의 전제는 건강과 안전 준수”라며 카타르 정부의 대책을 요구했다.

 카타르는 총 1000억 파운드(약 174조원)를 들여 경기장·도로 등을 건설 중이다. 총 150만 명으로 예상되는 공사 인력의 90%가 네팔·인도 등에서 넘어온다. 이들은 섭씨 50도가 넘는 사막 공사판에서 일하면서 식수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임의 이탈을 막기 위해 고용주들이 임금 체불도 서슴지 않는다. 피해자 단체와 유엔은 3일 FIFA 차원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성명을 냈다. FIFA는 3일부터 이틀간 스위스 취리히 본부에서 열리는 집행위원회의에서 이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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