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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0) 연역식 교육으로의 개편|정희경 <서울대 사대 교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의 양상만으로도 각급 학교의 교과는 계속 검토 수정되어야할 이유를 발견하게 된다. 더구나 세계적으로 볼 때, 걷잡을 수 없이 증가 폭발하는 지식의 세계와 소용돌이치며 급변하는 사회 상황은 교육의 내용이나 그 방법이 계속 혁명적으로 수정되어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 이번에 정부에서는 10여년만에 국민학교·실업고교의 교육 과정을 전폭적으로 개편하기로 하고 적어도 몇 년간에 걸친 단계적인 개편의 작업을 벌이기로 발표했고, 더구나 교육 방법에 있어서도 크게 변혁을 시도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우선 교육 과정의 개편은 앞서 말했듯이 변화하는 세계를 사는 오늘의 교육의 큰 과제이니 만큼 크게 환영하는 바이다.
귀납식 교육에서 연역적 교육으로 교육 방법을 바꾸어 나간다는 말은 선뜻 시민들에게 이해되기 어려운 일 일게다. 인간의 창조성의 발달에는 「컨버전트 (귀납)·딩킹」보다는 「다이버전트 (연역)·딩킹」이 도움이 된다는 창의성 연구의 결과로 보아서 이번의 교육 방법과 변혁은 도움이 될는지 생각할 바이다. 다만 보다 많은 기초 과정적인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새로이 쓰게될 방법이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둘째로 지적하고 싶은 일은 교육 과정의 변혁은 행정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계속되는 실험적 연구에서 얻어지는 자료를 중심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의 개편도 물론 그러한 과정을 밟았으리라고 믿으면서 바라건대 교과 과정의 개혁은 교육의 계속적인 사업임을 계속 명심해 줬으면 하는 일이다.
교육은 결국 그 내용·방법, 더욱이 중요한 것은 내용·방법을 구사할 교사들의 자질에 있는 것이다.
어떤 철학을 가진, 어떤 기능을 구사할 인간을 만드느냐가 교육 과정에서 부각되지 않는 한 우리는 계속 교육 과정의 난제를 극복 해야할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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