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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가이드] 봄처녀는 미니스커트를 입고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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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이번 주 초 겨울 니트를 사기 위해 백화점에 들른 최은지(29.서울 문래동)씨는 깜짝 놀랐다. 화사한 봄옷만 가득했을 뿐 겨울용 의류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최씨는 "봄이 온다는 걸 모르고 살았는데 백화점에 와보니 3월이 코앞이라는 걸 실감했다"며 "겨울 옷 대신 봄옷을 사기로 마음을 바꿨다"고 말했다.

백화점 의류 매장이 서둘러 봄 옷으로 갈아 입고 있다. 매장을 한번 둘러본 최씨는 "올봄엔 자연스런 파스텔 색상의 옷이 많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올봄 여성복은 더 여성스러워졌고, 남성복은 더 남성적이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 한동안 보이지 않던 미니스커트의 재등장도 눈길을 끈다.

▶미니스커트가 뜬다=각 의류업체는 올 봄에 미니스커트를 대거 출시했다. 90년대 초반 이후 자취를 감췄던 미니스커트가 다시 등장한 것이다. 조금 짧다 싶은 정도부터 무릎 위 10㎝까지 올라 오는 초미니(일명 마이크로 미니스커트)까지 다양하게 선뵈고 있다.

롯데백화점 우길조 바이어는 "경기가 불황일 때 미니스커트가 유행한다는 속설이 있다"며 "올 봄에는 미니스커트가 유행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미니스커트의 유행추세는 패션계의 자연스런 흐름이라는 분석도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의 추은영 대리는 "여성의 치마 길이는 10년 단위로 돌고 도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3년 전부터 여성적인 스타일의 옷들이 늘어났는데 올해는 특히 그 유행이 정점에 다다르면서 미니스커트까지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짧은 청치마와 말괄량이 여학생 스타일의 색양말 같은 소품도 주목받고 있다. 원피스 가운데는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여배우 오드리 헵번이 입었던 여성스런 스타일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얇고 하늘하늘한 시퐁 소재나 레이스 소재의 등장이 두드러진다.

▶남성복은 딱딱해 졌다=신사복 정장은 사무적인 느낌이 강한 검정색이 유행할 전망이다. 또 단추가 세 개 달린 스리 버튼 정장에서 점차 투 버튼도 많아졌다.

와이셔츠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스트라이프(사선 줄무늬)문양이 계속 유행이다. 특히 올봄엔 스트라이프의 종류가 다양해졌다. 여러 가지 굵기의 스트라이프가 섞여 있는 문양이나 작은 바둑판 무늬도 관심을 끌고 있다.

넥타이는 핑크색이 유난히 많다.하지만 베이지색이나 회색이 약각 섞인 점잖은 핑크색이 주를 이룬다.

현대백화점의 이기탁 주임은 "올 봄엔 핑크색이나 하늘색.연두색 등 파스텔 계열의 화사한 넥타이가 많이 선보였다"며 "딱딱한 정장 차림일지라도 봄 분위기를 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초저가 상품들 늘어=올봄에 옷을 사려는 사람이라면 각 의류업체들이 벌이는 기획상품전을 노려볼 만하다. 10만원 이하의 저가 의류를 판매하는 임시 판매대도 부쩍 늘었다.

최근 매출 감소로 고전 중인 의류업체들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올 봄에 선택한 방법은 '미끼 상품' 활성화다. 일부 상품을 정상 가격의 50% 이하로 내놓고 소비자들의 눈길을 붙잡는 방식이다.

신세계 백화점 김자영 주임은 "대부분의 매장에 미끼 상품이 등장했다"며 "이런 방법이 동원된 것은 일단 소비자들이 매장을 찾아와야 정상 제품을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매년 오르기만 하던 옷값은 상승세를 멈췄다.

대부분의 옷들이 지난해 수준의 가격을 유지하는 추세다. 비싼 정장보다는 상.하의를 자유롭게 맞춰 입을 수 있는 단품류도 많다. 보통 3월 중반께야 내놓는 중.저가 블라우스.남방류가 벌써 매장에 등장한 것도 특징이다.

▶의류 행사 봇물=백화점.할인점 등 각 유통업체에서는 3월 초반까지 대규모 이월상품전을 기획하고 있다. 이월상품전을 이용하면 지난해 나온 의류를 정가의 40~60%까지 싼값에 살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28일부터 다음달 초까지 대규모 의류전을 기획하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점포별로 여성 캐주얼 대전.구두핸드백 대전 등을 연다. 현대홈쇼핑은 다음달 4일과 5일 이틀 동안 '봄패션 10大 기획전'을 열어 속옷.의류.잡화.등 봄맞이 패션 상품들을 특가 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도 경칩인 다음달 6일을 앞두고 '봄맞이 의류행사'를 다양하게 펼친다. 신세계 이마트는 다음달 2일까지 '봄맞이 특별 기획전'을 열고 의류.스포츠용품 등을 초특가에 판매한다.

박혜민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xdrag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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