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우리 동네 스타 가게] ② 중앙·알파 마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3면

잠실3단지 트리지움 아파트에 사는 주부 김미란(43)씨 오전 일과는 각종 마트 전단을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오늘 중앙마트는 돼지고기가 세일이고, 이마트는 계란을 할인하고….”

 잠실 1~3단지는 여러 브랜드 마트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각축장이다. 아파트 상가에 들어와 있는 롯데마이슈퍼, 하나로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알파마트뿐 아니라 길 건너 새마을시장의 중앙마트 등 크고 작은 마트 8곳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잠실 1~3단지는 1만5000여 가구, 5만여 명이 거주하는 대단지다. 한 가구가 일주일에 10만원만 장을 본다고 계산해도 15억원이 오간다. 이들 주민의 돈을 1원이라도 더 끌어 모으기 위해 단지 내 마트들은 매주 전단을 집집마다 배달한다. 전단에는 매일 달라지는 할인 품목을 중심으로 쇼핑 정보를 빼곡하게 담는다. 가격에 민감한 주부들에게는 하루 동선을 결정하는 가이드북 역할을 하기도 한다. 김씨는 “잠실은 다른 동네보다 마트가 많다 보니 서로 경쟁해 질 좋고 값싼 물건이 많다”며 “마트 선택의 폭이 넓어 주부들 살기가 특히 좋다”고 말했다.

 전단을 꼼꼼하게 살펴본 김씨는 이날 집에서 가까운 롯데마이슈퍼 대신 걸어서 5분 더 걸리는 중앙마트로 갔다. 삼겹살이 100g당 1250원으로 다른 마트보다 저렴했기 때문이다.

 잠실벌 ‘마트의 전쟁터’에선 넓은 주차장과 좋은 시설을 갖춘 대형마트나 대기업의 유통망과 서비스 노하우를 갖춘 기업형수퍼마켓(SSM)이 승자가 아니다. 개인이 운영하는 마트에 주민 발길이 더 많이 몰린다. 2007년 잠실 재건축단지의 입주가 시작하자마자 문을 열어 터줏대감이 된 알파마트와 개점은 조금 늦었지만 규모가 가장 큰 중앙마트가 대표적이다.

 지난달 26일과 27일 각각 3시간 동안 이 지역 마트를 돌아보니 알파마트와 중앙마트에 손님들이 훨씬 북적거렸다. 엘스 주민 남윤옥(54)씨는 “우유나 음료수 같은 간단한 걸 살 땐 상가에 있는 알파마트로 가고 제대로 장을 볼 땐 중앙마트에 간다”며 “가격이 싼 데 품질도 나쁘지 않아 굳이 대기업 브랜드의 대형마트를 찾지 않는다”고 말했다. 리센츠에 사는 민해숙(57)씨도 “요즘 주부들은 가격이나 질에 참 민감한데 경쟁 덕분인지 개인 마트들도 가격이나 품질에서 대기업 마트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용수 중앙마트 점장은 “중산층 이상의 주민들이 살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 싼 물건보다 질 좋으면서도 비교적 저렴한 물건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며 “포도는 산지 밭 3곳과 직접 거래해 오늘 오전 수확한 포도를 오후에 바로 받아 내일 판매하는 식으로 질 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량으로 받기 때문에 보통 2만원 하는 포도 1박스를 1만7000~1만8000원대에 팔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통 면에서 대기업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췄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들 마트가 갖춘 경쟁력은 가격 말고도 또 있다. 고객 서비스다. 중앙마트는 행사 전단을 정기적으로 배포하는 것은 물론, 매일 아침 그날 할인하는 주요 품목을 고객에게 문자로 보내준다. 고객은 마트에 오지 않아도 문자만 보고 전화로 주문, 물건을 배달받을 수 있다.

 알파마트는 1단지(엘스)와 2단지(리센츠) 상가에 각각 지점을 내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주목받고 있다. 저렴한 가격도 장점이지만 더 큰 강점은 가깝고 이용에 편리한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하나로마트나 이마트에브리데이 등 경쟁자들이 지하에 있는 반면 알파마트는 각각 상가 1층 정중앙에 터를 잡았다.

 엘스에 사는 박지선(34)씨는 “아무래도 가까운 데다 1층에 있어 알파마트에 자주 간다”며 “엘리베이터를 탄다고 해도 유모차를 끌고 지하로 오르내리는 게 번거롭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