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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을 이기는 소비생활의 합리화|가정 학회 주최 이창렬씨 강연에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대한 가정 학회는 16일 하오2시「국가경제와 가정 경제」라는 제목으로 신문 회관 3층 강당에서 이창렬(고대 경제학) 교수의 강연회를 가졌다.
이날 강연에서 이 교수는 국가경제와 가정 경제는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국민 한사람 한사람의 소비 규모와 방향이 국가경제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또 가정주부의 소비 태도가 무엇보다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면서 미국의「스포트·라이트」경제정책을 설명했다.
「스포트·라이트」정책이란 한 상품에 대해 국민의 여론을 집중시켜 기업가로 하여금 좋은 품질을 만들게 하고 가격을 인상시키지 못하도록 하는 정책으로 이 정책의 성공과 실패는 주부들의 태도에 달렸다 고 말했다.
우리 나라는 최근 10년간 급속한 기계화를 이루어 농촌의 경우 일의 도구가 지게에서 「리어카」나 자전거로 변하고 있다.
소비가 경제발전의 모체이지만 소비와 저축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우리 나라의 실정이다. 따라서 우리 나라는 수입의 3분의 1이 저축되어야 한다. 그러나 대체로 82%가 소비되고 18%가 저축되는 우리 나라는 외자도입이 필연적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는 것이다.
또 우리의 소비 태도가『마구잡이로 거칠다』는 이 교수는 이것을 물자의 부족을 경험한 후 마구 사들이는 습관에서 오는 것이라고 풀이하면서 앞으로는 선택적인 소비생활로 저축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정의 저축이 자본 동원이라는 형태로 투자되어 국가경제 발전의 근본을 이룬다. 따라서 국민 각자는 이 저축에 힘쓰고 약간의 손해를 보더라도 국산품을 사용, 기업체를 살려 국가경제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세계 경제는 심한 불경기와 계속적인 물가앙 등 상태에 직면하고 있지만 우리 나라의 불경기는 정부의 긴축 정책 보다 기업의 과잉 경쟁에 있다고 풀이하면서 새해에는『기업 전국시대』를 맞아 기업의 수난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 봤다.
따라서 가정 경제를 담당하고 있는 주부들은 지금 보다 앞날의 사태를 파악,『무조건의 소비가 아닌 무리한 저축을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국민 한사람 한사람의 저축은 은행을 거쳐 기업에 투자되고 외국의 빛을 갚을 수 있도록 국가경제의 길을 열어 준다. 그러나 이러한 지축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기업은 도산하고 외국의 빚은 늘어 국가경제는 파탄을 초래하게 되므로 가정의 저축은 곧 국가의 번영을 좌우하게 된다는 것이 이날 강연의 결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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