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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변소서 폭발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10일 밤 7시5분쯤 서울 중구 동자 동 43 서울역 호남선 특급대합실 맞은 편의 지하 1층 남자용 유료변소 수세식 물통에서 종류를 알 수 없는 폭발물이 터져 변소 안에 있던 한상봉 군(19·라이터행상·서울 서대문구 현저3동 6통5반1)이 고막이 터지는 등 졸도 끝에 전치 20일의 중상을 입었다. 이날 폭발로 여자화장실에 들어있던 정현숙양(18)도 한때 기절했으나 곧 깨어났고, 남자용 변소유리창 4장과 창문 유리 5장, 변소 위에 뭍은 수세식용 사기 물탱크 2개가 부서져 7천여 원 어치의 피해를 냈다.
사고 직후 경찰은 현장에서 폭발 때 동강난 것으로 보이는 직경 7㎜, 길이 5㎝ 짜 리와 직경 7㎜, 길이 2㎝ 짜 리의 놋쇠 파이프 2개를 발견, 육군 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한 결과 파이프 전면에서 화약 성분이 많이 검출되었으나 어떤 종류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는 회보를 받았다.
이날 현장에 나온 군 수사기관의 조사 요원들도 이번에 사용된 폭발물은 잘 알려지지 않은 종류의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에서는 폭발물의 성능이 파편 흔적으로 보아 시한 폭탄이 아니며 도화선이 없는 TNT 0.39이하의 위력을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폭발사고로 호남선 특급열차 대합실 등 서울역 구내에 있던 3백 여명의 사람들이 놀라는 등 한때 소동이 벌어졌다.
관리인 조씨에 의하면 사고가 발생하나 시각은 평소에도 손님이 적고 이날 사고 5분전쯤 군복 하의·밤색 잠바 차림에 키는 1백70㎝의 약간 뚱뚱하며 머리를 빡빡 깎은 23∼25세의 군인 풍의 남자가 변소를 이용한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조씨는 이 남자의 경우 변소에 들어 갈 때 몹시 서두르는 표정으로『요금을 내라』고 해도 못들은 체 하고 들어갔다가 2, 3분 후 나오면서 그냥 나가려다가 다시 요금을 달라고 하자 1백원 짜 리를 주고 97원을 거슬러 갔다고 말했다.
관할 서울 남대문 경찰서는 이 사건을 형사 과와 정보과가 합동으로 수사중인데 사건 직전 변소에서 나간 23∼25세의 남자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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