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이번만은···" 삼성 "이번에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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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팀 정신력이 약하다고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다소 뒤지는 건 사실이지만 마음을 비우고 최선을 다할 겁니다. "

현대캐피탈의 라이트 후인정(29)은 2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시작하는 배구 수퍼리그 챔피언 결정전(5전3선승제)을 앞두고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올해로 실업무대 7년째. 후인정은 그동안 신진식-김세진 쌍포가 이끄는 삼성화재와의 대결에서 번번이 져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1997년과 98년, 2000년과 2001년에도 힘 한번 제대로 못쓰고 물러섰다. 지난해엔 LG화재에 밀려 아예 결승전에도 진출하지 못했다.

무릎 연골이 파열돼 주사를 맞고 경기에 출전하고 있는 후인정은 "공격이나 블로킹 면에서는 삼성화재에 뒤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범실을 줄이고 서브리시브만 잘 된다면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설욕을 벼르는 후인정의 각오와 달리 올해도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은 싱거운 승부가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대회 7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삼성화재는 라이트 김세진과 센터 김상우가 부상으로 빠졌지만 주포 신진식이 건재한 데다 새내기 이형두마저 가세해 14연승을 기록 중이다. 현대캐피탈과의 네 차례 대결에선 단 한 세트만 내줬을 뿐이다.

여자부에선 대회 4연패를 노리는 현대건설이 도로공사와 결승전을 벌인다. 여자부 역시 장소연.구민정.강혜미 트리오가 이끄는 현대건설이 객관적 전력에서 도로공사에 크게 앞선다는 평가다.

껄끄러운 KT&G를 피하기 위해 2차 대회 마지막 경기에서 도로공사에 져주기 경기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현대건설이 팬들의 비난을 어떻게 잠재울지가 오히려 관심거리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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