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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된 문학적 표현…남영고씨 독창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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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일본악계의 중견으로 활약하고 있는 한국이 낳은「바리톤」남영우씨의 독창회 (2일밤· 국립극장)가 전례없이 성황리에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노래만을 위해 태어난 듯한 천부의 예술적 인품, 세련된 소리의 경지를 넘어 음악 앞에서의 인간이 얼마나 경건·겸허해야 하는가를 말해주는「매너」와 함께 심화된 문학적 표현으로 드높은 차원의 세계를 사는 훌륭한 성악가다. 정확한 발음과 자모가 선명한「딕션」, 완벽한 발성과 호흡은 그가 의도하는 모든 것에 값진 회분이 되고있다.
「슈만」의 연가곡「시인의 사랑』(전E곡)을 듣는 동안 어느새 그의 인간미에 사로잡힐 수 있었던 경험은 얼마나 귀한 것인지 모른다. 또 그의 바람직한 면모는「바버」의 가곡에서도 엿볼 수 있다. 별로 소개되지 않았던 곡목이 진하지만 낮설지 않고 오히려 친근감마저 자아냈으며「아리아」로「베르디」의「내 마음을 더럽히는 것은 당신이오』(가면무도회중) 와「래온카발로」의「프롤로그』(팔리아치중)를 그처럼 박력있고 표정적으로 열창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폭과 깊이로 교감된 그의 내면이다.
거의 통속화된 한국가곡의 틀을 발전적인 것으로 바꾸어서 우리네 정분과 향수로 아로새겨진 모국어 노래는 사뭇 애끊는 흐느낌이 있고 무한 환상성을 펴 듣는 이의 가슴을 미개했다. 그토록 불러보고 싶은 노래가 어디 사우월·성불사의 밤·가고파·장안사뿐일까 마는탄식하며 꿈에 그리듯, 속삭이는 듯한 울음, 이러한「이디엄」이 참다운 조국애의 향수에서 빚어진 것.
그리고 영애 우자양의「피아노」반주도 그에 못지 않게 훌륭했으며 이 부녀의 모습은 한없이 아름다운 정경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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