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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과 바다와 마르가리타에 취한 카리브해의 추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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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메드 칸쿤 리조트의 5성급 럭셔리 객실인 `제이드 스위트 룸` 투숙객들이 전용으로 이용하는 수영장 전경.

누구나 한 번쯤 가보고 싶어하는 세계적인 해변 휴양지, 하지만 쉽게 가기 힘든 곳. 멕시코 남동부 해안 도시 칸쿤이 그 중 하나다.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택사스주 댈러스 포트워스 공항으로, 그리고 다시 멕시코 칸쿤공항까지. 오후 5시 한국을 떠나 17시간을 비행한 뒤 어둠이 깔린 칸쿤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승용차로 15분 떨어진 클럽메드 칸쿤 리조트는 전 세계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마야 리비에라 해변의 ‘호텔 존’ 초입에 있다.

 다음날 날이 밝자 리조트는 눈부신 속살을 드러냈다. 군청색 물결 위에 에메랄드빛 물감을 흩뿌린 것 같은 바다. 카리브해에서 밀려오는 바닷물은 깨끗하고 시원해 몸을 담그자마자 상쾌한 기분을 안겨줬다. 바위로 둘러싸인 클럽메드 전용 해변은 특히 잔잔해 리조트 내 수영장을 굳이 찾을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클럽메드는 카리브해가 선사하는 즐거움을 리조트에서 만끽할 수 있도록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무료로 빌려주는 스노클링 장비를 착용하고 리조트 앞 바다로 뛰어들자 열대어가 헤엄치는 광경이 펼쳐졌다. 윈드 서핑과 세일링 강습도 매일 열렸다. 서핑 보드나 소형 요트에 올라탄 투숙객들은 태양과 물보라를 온 몸으로 느끼며 천천히 흐르는 시간을 즐겼다. 클럽메드는 니추페 호수와도 맞닿아 있는데, 그곳에선 수상 스키를 배울 수 있다.

 칸쿤이 있는 유카탄 반도는 고대 마야 문명이 꽃피운 곳이기도 하다. 리조트를 떠나 한라산 중산간도로 같은 2차선 도로를 버스로 달린 지 2시간. 열대림 한가운데 마야 문명과 그 이후 톨텍 문명의 유적지 ‘치첸이샤(Chichen Itza)’가 나타났다. 매년 1200만 명이 찾는 이곳은 중국 만리장성, 이탈리아 콜로세움, 페루 마추픽추 등과 함께 2007년 세계 신(新) 7대 불가사의로 꼽혔다.

 뱀의 형상인 쿠쿨칸 신에게 마야인이 풍요제를 지내던 피라미드 ‘엘 카스티요’가 중앙에 있는데, 당시 천문학·기하학 기술이 녹아 있다. 피라미드에는 4개 면에 91개씩, 그리고 맨 위 단을 합해 1년에 해당하는 365개의 계단이 있다. 가이드 안드리아나는 “춘분과 추분 오후에 비치는 해의 그림자가 피라미드 북쪽 사면에 뱀이 기어가는 무늬를 연출한다”고 했다. 마야인은 ‘0’의 개념과 함께 20진법을 만들어 썼다고 한다. 칸쿤에선 동굴 지하로 흐르는 강 ‘세노테’에서 헤엄을 치는 관광도 즐길 수 있다.

 클럽메드는 항공권과 투숙, 식사·주류 등을 제공하는 ‘올 인클루시브’ 형태다. 이 리조트의 일반 객실은 최근에 지어진 현대적인 호텔처럼 화려하진 않았다. 하지만 5성급 럭셔리 객실에 전용 수영장이 갖춰진 ‘제이드 스위트 룸’을 별도로 운영한다.

 16개국 출신 젊은이로 구성된 G.O.(Gentle Organizer)들은 해변에서 바비큐 파티를 여는 등 매일 투숙객을 위한 쇼를 선보였다. 별이 뜬 밤, 멕시코 술 데킬라를 넣은 칵테일 ‘마르가리타’를 들고 바다와 마주한 바에 앉았다. 카리브해에선 서늘한 바람이 끊임없이 불어왔다.

멕시코 칸쿤=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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