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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색 짙은 교황 아주 순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26일 교황「바오로」6세가 열흘 예정으로「아시아」순방 길에 올랐다.
「필리핀」·호주 등 8개국을 찾을 이번 여정은「마닐라」에서 열리고 있는「아시아」지역 주교회의와「홍콩」에서 행할「미사」를 두고 정치적「냄새」가 난다는 평판이 일고 있었다. 「바오로」6세는 26일 여행을 떠나며 이번 여행의 목적은 순전히『가난한 사람』들을 만나보는데 있다고 못박았었다.
그러나「필리핀」에서「가톨릭」구회가 최대의 지주·자산가와 반개혁의 아성이라고 보고있는 비판적 지식인들은 교황의 방문이 이들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우려해 왔다. 「마닐라·데일리·스타」지는 교황에 대한 암살기도를 경고하기는 했는데 27일 교황이「마닐라」국제공항에 도착한 직후 괴한의 공격을 받았으나 위험을 모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심각한 사회적 모순을 안고 있는「필리핀」에서는 광활한 토지와 은행, 보험회사 등을 「가톨릭」교회에서 독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23일부터 열린「아시아」주교 회의에서 이미 각 국의 주교들은 극심한 빈부의 격차와 공산주의의 위험에 대처할 사회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는데 교황이 이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할지 주목되고있다.
한편 교황이「사이공」과 대북의 초청을 거부하고「홍콩」만을 방문하게된데 대해서도 얼마전 중공의「월쉬」주교 석방과「유엔」주재「바티칸」대표부의 중공가입 예견 발언 등에 비추어 정치색을 곁들이는 견해가 일고있다.
이는「바티칸」의 중공에 대한 접근 시도로 풀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량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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