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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남양, 우유 1L 최고 220원 인상 … 소비자협 "145원 이상은 수용 못 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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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우윳값이 또 들썩인다. 26일까지 대부분의 업체가 흰우유(1L) 가격을 200원 이상 올릴 예정이다. 치즈·요구르트·아이스크림 등 우유가 원료인 제품의 가격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업계 3위인 매일유업은 24일 대형마트 기준 흰우유(1L) 가격을 200원(2350원→2550원) 인상한다. 업계 2위인 남양유업도 26일 흰우유(1L)를 220원(2350원→2570원) 인상하는 것으로 거의 확정됐다. 올해 우윳값 인상과 관련해 남양유업의 인상폭과 시기가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지난달 1일 원유(原乳) 가격이 오른 뒤 누적 적자가 50억원이 넘는다”고 말했다. 푸르밀·동원F&B 등도 26일 비슷한 수준에서 우윳값 인상을 단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업계 1위인 서울우유는 이미 지난달 30일 흰우유(1L) 가격을 2300원에서 2520원으로 220원 올렸다.

 소비자단체가 당장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소비자연맹 등 주요 10개 소비자단체의 모임인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소협)는 23일 단체장 전체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연화 소협 회장은 2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원유 가격 인상분 106원에 우유업체 가공비 39.2원을 더한 145원 이상은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소협 입장”이라며 “24일까지 우유업체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해명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초 시작된 ‘우윳값 250원 인상 논란’이 숫자만 바뀐 채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원유 가격이 2년 만에 1L당 106원 오르면서 매일유업·서울우유 등은 우윳값(흰우유 1L 기준)을 250원 올리려고 했다. 이에 소협은 “원유값 인상분(106원)만큼만 올려야지 제조업체·유통업체 마진까지 붙이는 것은 부당하다”고 불매운동을 예고했다. 정부도 물가 안정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결국 하나로마트 등 대형마트가 치열한 눈치보기 속에 기존 가격대로 판매하기로 결정하면서 우윳값 인상은 보류됐었다.

 우유업체의 이번 인상안은 지난달 초보다는 30~50원 낮아진 것이다. 소협도 입장이 다소 누그러졌다. 유가공협회가 제출한 자료를 근거로 원유가 인상분에 가공비 인상분을 더한 145원까지는 인정하겠다는 방침이다. “2008년 이후 제조비용 증가분을 가격에 반영하지 못했다”는 우유업체 측의 입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소협은 “유통업체 마진이 반영된 소비자가격까지 우유업체가 정하는 것은 담합”이라는 입장이어서 제조·유통업체와 마찰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구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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