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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옴부즈맨 코너] 현장성·분석력 두루 돋보인 ‘IOC 리포트’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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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호 30면

9월 8일자 중앙SUNDAY 1면에는 2020년 여름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참석했다는 기사 밑에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유증이 심각하다는 내용의 아마노 유키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단독 인터뷰가 실렸다. 올림픽 개최지가 도쿄로 결정되는 날 아침 “일본 자신이 국제사회에 끼친 영향을 통감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일본 외무성 출신 엘리트의 목소리에 담아 전한 편집이 의미심장했다. 2년 전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의 단독 인터뷰처럼 이번 부에노스아이레스 총회를 전하는 중앙SUNDAY의 IOC 리포트는 국내 다른 미디어에서는 볼 수 없는 현장성과 분석력이 돋보였다.

 PGA 투어에서 손가락 욕설로 파문을 일으켰던 골퍼 이동환의 스포츠면 인터뷰도 흥미로웠다. 4할 출루율과 20-20(홈런·도루)에 함께 도전하는 신시내티 추신수 선수를 다룬 기사에서도 라이벌 이대호의 코멘트와 함께 추신수 본인 멘트도 함께 실었으면 더욱 좋았겠다 싶다.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만난 원로는 가야금 명인 황병기와 이강숙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이었다. 두 사람 모두 연주 분야에선 세계적 인재가 나오는데 작곡 분야에선 그렇지 못한 현실을 지적했다. 그런 현실이 창의력 결핍의 교육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와닿았다. 특히 유아교육에 최고의 교사가 배치돼야 한다는 이 전 총장의 대안 제시는 명쾌했다. 다만 사례로 든 피아니스트 이경숙·김선욱의 이름을 오기한 점은 옥에 티였다.

 “중동 갈등은 민주주의와 전혀 관계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는 중동 전문가 에브게니 사타노브스키 인터뷰와 미국의 시리아 공격 딜레마를 분석한 런던발 리포트는 다른 중동 관련 기사를 읽는 데도 유용한 팁이 될 것 같다.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은퇴 기자회견 스케치도 기다렸던 기사다. 마지막 작품 ‘바람이 분다’가 일본 군국주의가 파멸로 향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는 감독의 설명이 눈에 들어왔다.

 부동산 임대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게스트 하우스의 분석 기사는 발로 찾은 사례가 구체적이어서 오랫동안 시선이 머물렀다. 실크로드 대장정을 마감하는 작가 김연수의 글에는 그동안의 전체 루트를 실었으면 독자에게 좀 더 친절했을 것이다. ‘브로커 공화국’을 다룬 5면 기사에서는 선진국에서 작동하는 ‘합법적 로비’ 사례를 함께 다뤘으면 어땠을까 싶다.

 S매거진의 표지는 독일의 명문 레이블 ECM 설립자 만프레드 아이허가 장식했다. 기자간담회의 내용을 주로 전한 다른 매체와 달리 수려한 음반 재킷들과 음악평론가 황우창의 보론이 덧붙여져 글을 읽으면서 음반을 함께 들었으면 하는 마음이 동했다. 스타 셰프 강레오가 한복려 선생 밑에서 한식의 기본을 탐구한다는 기사도 정갈한 음식이 사진으로 함께해 눈이 즐거웠다.



한정호 공연예술잡지 ‘객석’ 기자로 5년간 일했고 클래식 공연기획사 빈체로에서 홍보·기획을 맡았다. 주말에 야구를 하는 게 가장 큰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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