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금속 디자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쇠를 녹이고 두들기는 일은 예로부터 남자들이 주로 해 왔으나 여성의 장식품인 액세서리들은 여성들 자신의 손으로 멋을 돋우려는 생각들이 늘어 많은 여성들 사이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자기 손으로 반지나 브로치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우선 벅차 보이지만 5∼6천원의 돈을 들여 연장을 마련해 놓고 보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지방에선 아직 보급이 잘되지 못했으나 서울은 귀금속 재료상이 여러 군데 생겼고 이곳에 가면 금속 디자인에 필요한 모든 것을 구할 수 있다.
여성들이 자기의 장신구를 만들려고 할 때 처음부터 비싼 금속을 택할 수는 없다. 놋쇠나 구리로 훈련을 쌓은 다음 금·은의 성질과 기술을 익혀놓고 금·은세공으로 나가도록 한다.
초보자들이 어느 정도 쇠를 다룰 줄 알 때는 값이 싼 은으로 작품을 만드는 것이 좋다. 은은 귀금속 중에서 색감과 질감의 변화가 다양하고 1돈에 1백원정도로 비교적 값이 싸다. 놋쇠나 구리는 이내 색이 변하고 닦기 힘들어 장신구에는 적당치 못하다.
전문가들은 처음 2, 3개월 금속을 다루는 훈련을 받아야한다고 말한다. 서울에는 이미 아마추어를 위해 강습소도 생겼다(수강료 한달에 4천원 정도). 금속공예는 원래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금속을 녹인 것을 일정한 틀에 부어 떠내는 주물과 얇은 판으로 만든 다음 이것을 갈라 모양을 만드는 판금, 그리고 철사처럼 가늘게 만들어 나비나 공작모양의 섬세한 모양을 내는 섬세공이다.
초보자들은 보통 판금을 택하는 것이 쉽다.
금속 디자인에 필요한 도구는 쇠붙이를 녹이는 도가니(백토그릇·10돈까지 녹임)가 12개에 80원, 쇠 두들기는 망치 대 중 소 3개에 1천원, 집게 크기 따라 4종류에 1천원 정도, 쇠를 자르는 톱테가 5백원, 쇠를 달구는 석유불통이 5백원, 그 외에 모양을 짓는 형틀(골들), 표면처리 조각용 도구, 가위·콤파스 등 모두 5∼6천원이면 일습을 마련할 수 있다.
금속 디자이너 김세환씨(27)에게 초보자들이 은으로 반지나 브로치를 만들때의 작업을 알아본다.
도가니에 은을 넣어 녹인다. 은이 녹는 온도는 9백∼1천도. 은이 녹았을 때 골돌에 부어 두들기기 좋은 형태로 만들어 식힌다.
다음 망치로 판을 만드는데 은과 금 등은 열을 가했다가 금방 식혔을 때 물렁물렁해져 다루기가 편하다. 물렁물렁할 때 마음대로 모양을 짓게 두들기면 나중에 단단해지면서 모양이 변치 않는다.
얇은 판으로 되었을 때 반지면 반지에 필요한 모양을 재어 가위로 잘라 석유불통에 달구어 가면서 집게로 구부리거나 용접을 한다. 보석을 붙일 때는 가는선을 내어 보석에 붙이거나 접착제로 처리한다. 반지의 둥그런 테는 달구어가면서 접착제로 붙이고 망치로 잘 다듬어 흠이 없도록 한다.
다음 줄칼로 울퉁불퉁한 곳 등 끝손질을 하고 광약(산화크롬)으로 광을 낸다.
금속을 다룰 때 특히 망치로 두들기며 모양을 짓는 작업이 어렵다. 금속의 온도도 맞아야 하고 망치의 힘의 안배도 능숙해야 한다. 은은 식었을 때 부어 때리면 기포가 생긴다. <윤호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