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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여행길 열차 충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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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원주임시취재반】17일 상오11시15분쯤 중앙선 원주역 남쪽 2km지점 원주시 봉산동2구 봉산터널(길이 1백50m) 안에서 청량리발 안동행 77여객열차(기관사·오주하·34)와 제천발 청량리가 1058화물열차(기관사 박무연·41)가 정면충돌, 경주로 수학여행 가던 서울 인창고교 2학년1, 2, 3반 4백여명과 보인상고 1백50여명, 보성여고 1백50여명 등 학생들이 탄 열차 1량과 마주 오던 화차 6량이 탈선 여객열차 앞3간이 전복되었다. 이 사고로 인창고등학교 2학년 1, 2, 3반이 탄 첫 간이 기관차와 함께 부서져 인창고 교감 정경근씨 등 교사와 학생 14명이 죽고 47명(민간인 2명 포함)이 중상을 입고 원주시내 동산병원과 기독병원에 나눠 입원중인데 아직 현장수습이 다 안돼 사상자의 수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뒷간 보인상·보성여고생은 화 면한 듯>
구조 작업에 나선 원주역 보선반은 이날 하오2시까지 77열차를 끄집어내 원주역으로 끌어냈으나 화물열차는 현장에 그대로 버려져 있다. 깜깜하고 좁은 터널 속에서 갑자기 꽝하는 소리와 함께 일어난 충동사고로 어둠과 연기가 자욱한 가운데 현장은 수라장으로 변했다.
이날 마침 둘쨋간에 있다가 화를 면한 인창고교 2년1반 이성환군(17)에 의하면 갑자기 심한 충격에 놀라 뛰어나가 보니 첫간은 오른쪽으로 휘어지고 천장과 밑창이 모두 무너져 형체도 알 수 없는 쇳더미 속에서 사람 살리라는 학생들의 울부짖음이 굴 안을 꽉 메워버리더라는 것이다.
이군은 이때 닥치는 대로 동급생1명을 끄집어 내 업고 굴 밖으로 뛰어나와 보니 이미 숨진 배금식군의 시체였다는 것이다. 한편 중상자들이 입원하고 있는 영주시내 두 병원에서는 피가 모자라 방송을 통해 헌혈을 호소 이 방송을 듣고 달려나온 시민 50여명이 병원앞에 장사진을 치고 있다.
한편 사고 원인은 77열차가 청량리를 떠날 때 1058화물열차와 원주∼당곡 사이 간이역에서 교행하도록 청량리역 사령실로부터 명령을 받고 떠났는데 당곡역에 이르기 전에 1058화물열차가 들이닥쳐 일어난 것으로 조사되었다.
사고열차에는 보인상고생 1백79명, 인창고생 4백10명, 보성여고생 1백10명 등 모두 6백99명의 학생이 타고 있었다.
사망자(14명)
▲교감 정경근 ▲2년1반 담임 정헌일 ▲배금석 ▲최재은 ▲윤병희 ▲오명기 ▲송기석 ▲안성규 ▲황옥택(이상 2학년1반 학생) ▲신원미상 4명
부상자(47명=인창고생) ▲장규철 ▲박우식 ▲신학구 ▲김정운 ▲허진 ▲한운연 ▲장영렬▲윤경학 ▲정재원 ▲박준식 ▲홍원표 ▲최병규 ▲고정우 ▲김철우 ▲장재윤 ▲유관세 ▲박영배 ▲김영욱 ▲육석길 ▲이성학 ▲김관선 ▲조천형 ▲국계도 ▲최종수 ▲김원기 ▲정양효▲박창수 ▲유명균 ▲김태헌 ▲이병열 ▲오만석 ▲유친만 ▲장경준 ▲김규태 ▲박우현 ▲서정남 ▲김경화 ▲김석범 ▲임윤철 ▲유훈석 ▲서일도 ▲김만석 ▲성재철 ▲모희만 ▲배원식▲안종득 ▲조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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