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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가 문제야 … 현진의 숙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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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류현진이 12일(한국시간) 애리조나와 홈 경기 중 경기가 풀리지 않는다는 듯 마운드를 발로 차고 있다. 류현진은 1회에 안타 3개를 맞으며 2실점했다. 이번 시즌 피홈런 13개 중 6개를 1회에 허용할 정도로 초반에 약하다. [로스앤젤레스=신현식 미주중앙일보 기자]

류현진(26·LA 다저스)이 시즌 14승 도전에 실패했다. 류현진은 12일(한국시간)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0피안타·3실점했다. 팀이 1-4로 져 류현진은 시즌 6패(13승)째를 기록했다. 또다시 1회에 불안한 모습을 드러낸 게 화근이었다. 그러나 초반 위기를 딛고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1회 징크스, 왜=류현진은 경기 시작과 함께 세 타자 연속 안타를 맞아 1점을 내주고 무사 1, 3루의 위기에 몰렸다. 변화구 제구가 문제였다. 선두타자 A J 폴락에게 던진 커브는 높았고, 윌리 블룸퀴스트를 상대로 한 슬라이더는 가운데로 몰렸다. 골드슈미트에게는 주무기 서클체인지업을 던졌지만 골드슈미트가 속지 않고 기술적으로 안타를 만들었다. 마틴 프라도를 상대로 유격수 앞 병살타를 이끌어내 대량실점은 피했지만 1회에만 2점을 내줬다.

 올 시즌 류현진은 유독 1회에 약했다. 1회 평균자책점이 무려 4.67이다. 피홈런 13개 중 6개가 1회에 집중됐다. 국내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던 문제점이다. 송재우 JTBC 해설위원은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는) 제구력 위주의 투수다. 경기 초반 제구력이 잡히지 않았을 때가 가장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오랜 휴식도 독이 됐다. 류현진은 허리 통증으로 지난달 31일 샌디에이고전 이후 12일 만에 등판했다. 허리 통증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경기 감각 저하가 눈에 띄었다. 이날 던진 슬라이더 12개 중 9개가 볼이 될 정도로 예리함이 떨어졌다. 송 위원은 “너무 쉰 것이 결국 제구력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올 시즌 류현진은 6일 이상 쉬고 등판한 경기에서는 여섯 경기 1승3패, 평균자책점 4.10으로 부진했다. 4일 휴식 뒤 등판에서는 12경기 5승2패, 평균자책점 3.30, 5일 휴식 뒤 등판 때는 9경기 7승1패, 평균자책점 2.12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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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너지지 않는 괴물=류현진은 2회에도 안타 2개를 내주며 1실점을 추가했다. 그러나 3회는 삼자범퇴로 처리했고, 4~6회도 주자를 내보냈지만 무실점으로 막았다. 특히 5회와 6회에는 선두타자를 내보낸 뒤 병살타를 유도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 내셔널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26개의 병살타를 유도했다. 위기를 맞아도 긴장하지 않는 대담함 덕분이다. 이날 총 3개의 병살타를 이끌어낸 류현진은 올 시즌 20번째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했다. 팀 내 2위, 리그에서는 7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QS는 선발투수로서의 책임 달성 여부를 가장 객관적으로 잴 수 있는 지표다.

 한편 류현진은 4회 시즌 11번째 안타를 때려내며 매서운 타격 실력도 뽐냈다. 아울러 170이닝을 돌파해 25만 달러(약 2억7000만원)의 투구이닝에 따른 인센티브를 확보했다.

김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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